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1위 다툼 ‘치열’

2008-10-29 09:19

국내 화장품 ․ 생활용품 업계의 ‘영원한 맞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다. 화장품 시장의 절대강자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성에 LG생건의 ‘오휘’ ‘후’가 도전장을 내미는가 하면 LG생건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생활용품시장에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려’가 틈새를 비집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는 각자 영역에서 강자로 군림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매출경쟁 엎치락 뒤치락

2006년 매출은 아모레퍼시픽이 1조2730억 원, LG생건이 1조328억 원으로 2000억 원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LG생건은 1조1724억 원을 기록하면서 1조3570억 원의 아모레퍼시픽과의 격차를 줄였다.
 
올 상반기 실적은 LG생건이 오히려 앞섰다. LG생건은 9660억 원(연결기준: 음료·국외사업 부문 추가)의 매출액을 기록해 7886억 원의 아모레퍼시픽을 추월했다. 올 2분기 LG생건의 음료 매출은 1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1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5.6%나 성장했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앞선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86억 원으로 LG생건 1264억 원의 약 2배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매출액 면에서는 LG생건이 앞서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1637억 원으로 986억 원의 LG생건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실적은 외형적으로는 9.8% 성장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4%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굿모닝신한증권 강희승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은 536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에서 정체될 전망이고,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한 527억 원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하락의 주요 요인은 생활용품과 녹차(MB&S) 부문의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아리따움 관련 비용이 조기 집행되면서 광고비 판촉비, 지급수수료 등이 증가 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 3563억 원, 영업이익 466억 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대비 각각 18.0%, 20.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했으며 과거 5개년의 3분기 비교시 영업이익률과 매출성장률 모두 4년 연속 상승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화장품 매출이 1238억 원, 영업이익 163억 원으로 각각 29.8%, 59.8% 성장했고 이전까지 화장품사업 성장을 주도했던 프리미엄화장품 오휘·숨(23%↑) 후(20%↑)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 아모레 중저가 브랜드 공략 VS LG생건 고가 마케팅 고수

LG생활건강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고가화장품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G생건의 신규 브랜드 ‘숨 37°’이 백화점 매장 수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크게 는데 이어 ‘후 공진향 설’ ‘수려한 수’ ‘이자녹스 화이트X-Ⅱ+’ 등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특히 LG생건은 프리미엄 화장품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LG생건의 ‘오휘 V셀렉션 크림’은 90만원에 달하지만 월 1000개 이상씩 팔려나가고 있는 데다 60ml에 68만원을 호가하는 ‘후 환유고’ 역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 고가화장품 시장 내에서도 방판채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이라며, “프레스티지(최고급) 브랜드는 더욱 고급화하고, 한방·발효 부문의 지속적인 차별화 및 경쟁력 강화로 화장품 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숍 '아리따움(ARITAUM)'을 선보여 중저가 화장품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반기 예정된 화장품 병행수입에 대비해 중저가 시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파트너쉽 형태로 운영해 온 화장품 전문점 ‘휴플레이스’를 프랜차이즈 형태의 ‘아리따움’ 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사 시판사업부도 역량의 50% 이상을 아리따움에 투입했다"며 "9월 본격 영업을 시작으로 10월부터는 공중파 광고에 집중적으로 투자, 브랜드숍의 톱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중저가 시장을 주도해온 미샤, 더페이스샵 등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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