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17일 "은행채와 국고채의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줄지 않고 있어 앞으로 국채보다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국채 만기분을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최대 10조원 정도를 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8월말 현재 연기금의 국내 채권 보유분 166조원 가운데 국채의 비중을 낮추고 회사채와 금융채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채권 중 회사채 비율은 3.9%, 금융채 비율은 25%이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방식은 국민연금기금 입장에선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고 해당 기업과 은행 입장에선 우량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윈윈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한국토지공사로부터 1천억원 상당의 7년 만기 특수채(수익률 7.25%)를 매입했다.

김 본부장은 또 "SK텔레콤과 같은 회사채들이 나오면 다 사라고 했다"면서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회사들이 만기 5년 이상 채권을 발행하면 안 사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 청와대가 국민연금을 시켜 기업과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과 관련, 김 본부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엔 회사채 발행이 적어 우리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지만 지금은 회사들이 만기 5년 이상 채권을 발행해도 인수할 곳이 없는 만큼 우리로선 좋은 매입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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