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 손실로 자본이 잠식된 상장사에 대해 이의 신청 기회와 개선 기간을 부여해 1년 동안 퇴출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금융위는 이달 중으로 이같은 내용의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권선물거래소는 해당 상장사에 대한 실질심사를 통해 미실현 손실 여부와 회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퇴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거래소는 심사 결과 필요할 경우 최초 1년 동안 상장 폐지를 유예해준 뒤 재심사해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현행 규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흑자를 내고 있는 상장사가 키코 등 환헤지 파생상품 손실로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해당 상장사들을 바로 퇴출하지 않고 개선 기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보고서의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자본이 전액 잠식되면 상장 폐지된다.

최근 사업년도 말 기준으로 자본이 전액 잠식된 상장사에 대해서는 이의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퇴출한다.

6월 말 현재 키코 관련 손실을 공시한 상장사는 코스피 53개사 코스닥 37개사 등 총 90개사(1조1621억원)에 달한다.

ST&I, 우수씨엔에스, IDH 등 코스닥에 상장된 3개사는 키로 손실로 인한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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