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전망…위기를 기회로

2008-10-12 19:13
=기업규제를 과감하게 풀라

금융 쓰나미가 국내 산업 생태계를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덮쳐오자 공포감에 떨고 있다.

하지만 미국 부시대통령은 지난 11일 이례적으로 선진 7개국(G7) 재무담당관들과 현재의 금융위기에 공동 대처키로 합의했고 유럽연합(EU) 15개국 정상들도 12일 현재의 금융위기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정상회의를 여는 등 전 세계가 경제회생에 동참하면서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국내외시장에서 자립기반을 착실하게 다져,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정부의 각종 규제에 기업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기업에 대한 규제철폐를 외쳤지만, 성과가 미진하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로 인해 미래성장 동력인 전자·반도체산업의 후퇴를 가져 왔고, 에너지 분야도 정부의 세율정책 고수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국면을 맞고 있다.

심지어 세계 1위 업종이라고 자부하던 조선업 또한 공유수면 매립에 대해 정부가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규제 철폐 = 우선 수도권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수도권, 지방, 국가경제 모두 윈-윈 하는 정책이다. 기업이 제대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에 좋은 인프라와 우수한 인재들이 필요하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환경을 찾아 수도권 지역에 진입을 하려해도 공장총량제, 공업용지물량공급규제 등 각종 규제에 막혀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경기도 이천 소재 하이닉스반도체가 수도권 규제 때문에 공장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한 것이 좋은 예다.

이같은 현실은 미래성장 동력인 전자·반도체산업의 후퇴까지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 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7년 3월 22일의 산집법시행령 제27조 개정에 의한 3개 업종 대기업에 대한 공장 신·증설 허용은 경기도에 3856억원의 투자효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약 2804억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약 2360명의 취업을 유발한다.

또한 96개 첨단업종의 경기도 입지를 전면 자유화해 업종별로 경기도의 투자가 10% 증가되면 2조6774억원의 생산액 증가와 192,940개의 일자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

한편 수도권 규제로 인해 지체되고 있는 투자금액 22조4142억원이 수도권 규제완화로 투자된다면 전국적으로 42조7949억원의 생산파급효과가 예상되며 이는 2007년 GDP 901조 1886억원의 4.7%, 2006년 기준 GRDP의 5.6%에 해당되는 생산액 증가에 해당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러한 투자증가는 수도권을 제외한 각 해당 권역 GRDP의 약 2% 내외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으로 예상됐다.

◆과감한 투자 시급 = 정부의 과감한 투자지원책 역시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붇기’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무리 기술력이 강해도 자본 없이는 기업 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 자동차업계가 친 환경차 개발을 위해 매년 2000억원씩 10년간 2조원 가량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2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결정했고 유럽도 자동차산업 육성방안 마련에 적극적인 것에 비하면 우리 정부는 산업육성정책이 아직 걸음마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섬유업계 역시 정부의 기술개발 관련예산이 연간 300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150억~200억원 밖에 사용되지 않은 것을 보더라도 정부가 섬유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조선업업계 역시 정부의 조선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자 미미하다며 정책적 지원 의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언제까지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규제철폐 및 조선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이 선결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연구개발은 주로 현장에서 접목이 가능한 것들이 많지만 미래지향적 기술개발은 지속적인 투자가 없이는 순위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정부가 해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문이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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