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유 등 수입자제 vs 수출촉진 총력'

2008-10-10 00:54


환율폭등에 따른 외화유동성 문제로 정부는 수출기업에 달러를 풀고 수입은 당분간 자제하자는 쪽으로 산업계 요청에 나섰다.

이는 올들어 내수는 침체했지만 그나마 국내경제를 이끌어온 것은 수출이었는데 수출마저 악화로 돌아서는 것은 차단해야 한다는 조치로 전해지고 있다.

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윤호 장관은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실시한 수출입동향 점검회의에서 “최근 일부 품목의 수입급증은 무역수지 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불요불급한 수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업종별 협회와 수출보험공사, 코트라, 무역협회 등 수출 관련 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촉진 방안과 원유.철강 등 5대 수입품목에 대한 수입자제를 촉구했다.

원유와 가스, 석유제품, 석탄, 철강 등 5대 수입품목은 9월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68.5% 증가, 철강은 118% 급증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향후 자제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강요하기 보다 업계가 부담이 없는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촉진 방안으로는 10대 주력 수출품목을 '일일수출입 상황점검반'이 매일 모니터링하고 수출활동의 애로사항을 실시간 해결하기로 했다.

10대 주력 품목은 선박,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통신기기,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으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체 수출의 74.6%를 차지했다. 수출 목표는 업종 단체들이 제시할 계획이다.

수출 오더를 받아 놓고도 자금이 없어 수출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이미 발표된 4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 지원 외에 한국은행에 ‘총액한도’ 확대를 요청하고 은행이 기업별 제공 한도를 축소하지 않도록 독려키로 했다.

특히 한국수출보험공사를 통해 중소조선업체 등의 수출보험을 집중 지원하고 단기수출보험 한도를 현재 81조원에서 93조2000억원으로, 중장기수출보험한도는 17조원에서 25조8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2억원까지 심사절차를 간단하게 해주는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특례지원도 실시한다. 전시회 참가 지원 등 단기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도 펴기로 했다.

올들어 원유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9월 말 현재 무역수지는 14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연초에 13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전망했으나 하반기에 19억달러 적자로 수정했다”며 “현재 추세하면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윤호 장관은 "대내외 경제환경이 어렵고 불투명하지만 민관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4분기엔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출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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