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벼랑 끝으로..닛케이 1만선 붕괴

2008-10-08 15:40
다우, 71년래 최악...亞증시도 초토화 IMF "신흥시장 위기 간과하지 마라"

글로벌 증시의 마지노선이 줄줄이 뚫리고 있다. 다우 1만선 붕괴 하루만에 S&P500이 1000선이 무너지는 등 금융위기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이 잇따라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폭풍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는 수준을 넘어 응급실에 가야 할 처지가 됐다.

◇다우, 71년래 최악...닛케이 1만선 붕괴=미국발 악재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금융위기 사태로 투자심리가 패닉 상태로 접어들면서 8일 아시아증시는 초토화됐다.

코스피지수가 8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지수 13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일본증시 닛케이지수는 9% 가까이 폭락하면서 지수 1만선이 무너졌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4%에 가까운 낙폭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증시는 장중 10%가 넘게 빠지는 폭락세를 나타냈으며 싱가포르증시와 인도, 태국증시 역시 6~7%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전일 다우지수가 500포인트가 넘게 빠지며 지수 9500선이 무너진 것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우량주 위주의 S&P500지수는 6% 가까이 급락하며 996.23을 기록했다. 나스닥 역시 5.8% 빠진 1754.88을 기록했다.


   
 
사진: 일본증시 닛케이지수가 8일 1만선이 붕괴됐다.

올들어 미국증시 주요 지수의 흐름을 살펴보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29% 하락했다. 이는 71년래 최악의 낙폭이다. S&P500지수는 올들어 32% 빠졌다. 이로서 S&P500지수는 1937년 이후 최악의 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 됐다.

문제는 아직까지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오메가 어드바이저의 레온 쿠퍼먼 매니저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악화는 없을 수 있지만 이 역시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 등 정책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신흥시장도 벼랑 끝으로=미국발 악재가 유럽을 넘어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홍콩 통화청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 2.5%로 끌어 내리는 등 현재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남미의 자원 대국으로 도약을 꿈꾸던 브라질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라질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4만포인트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면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브라질 국영 개발은행은 위기 타개를 위해 수출업계에 대한 신용 지원을 80억레알로 상향 조정할 계획을 밝혔다.
 
외환시장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 브라질 헤알 환율은 2.3헤알을 넘어서며 2006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파키스탄의 루피화 가치는 올들어 달러 대비 20%가 넘게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일 발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GFSR)를 통해 신흥시장으로 번지는 금융위기 연쇄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신흥시장이 이번 금융위기의 근원지는 아니지만 연쇄효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3분기 어닝시즌 '먹구름='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보다는 '어닝 쇼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글로벌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P500기업들의 3분기 순익이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신용위기 직격탄을 맞은 금융업종의 순익이 64% 감소하고 소매업종이 11%의 순익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어닝시즌의 첫 테이프를 끊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는 시장의 우려를 덜기는 커녕 더욱 키웠다.

알코아는 지난 3분기 2억6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나 감소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배당금을 크게 하향 조정하고 10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 계획을 밝힌 것이 금융권에 대한 위기의식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BOA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달 동안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조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BOA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당초 계획보다 2주 앞서 밝히면서 순이익이 68%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4분의1 수준에 머문 것이다.

오크 어소시에이츠의 로버트 스팀슨 머니매니저는 "신용시장 냉각과 경제활동 위축이 맞물리면서 시장 심리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태성기자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