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산하기관 비리 불똥 어디까지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의 잇따른 금품수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지식경제부 산하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곁가지’로 여겨졌던 연매출 900억원대 열병합발전·환경설비 업체인 케너텍 비리 의혹 수사가 사방으로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 김모씨(61)가 강원랜드 발전설비 시공사인 케너텍㈜ 이모 회장(61·구속)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단서를 포착,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를 불러 돈받은 경위를 집중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옛 산업자원부(현 지경부)의 전신인 상공부 출신으로 새정부 들어 현직 차관급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에너지관리공단 비상임 이사를 지낸 김씨가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중부발전 대표로 근무하던 2004년과 2006년, 시설 수주 청탁과 함께 각각 2만달러와 5000만 원을 이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무렵 케너텍이 26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수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강원랜드 열병합발전시설 공사 과정에서 허위 문서를 작성해 정부 자금을 대출받도록 도와준 대가로 시설개발팀장 김모씨(58·구속)에게 8500만원을 건네고, 2004년 11월 구역형 집단에너지(CES) 사업허가를 받는데 힘써달라며 지식경제부 이모 사무관(52·구속)에게 3차례에 걸쳐 현금 1억400만 원을 건넨 이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비자금의 용처를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은 지난 8월말 검찰 수사팀이 케너텍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모 사장과 비자금 담당자가 작성한 4년치 비밀장부를 확보, 로비 의혹 수사를 확대하던 중에 포스코건설 한모 사장이 2004년과 2005년 해외 자원개발 사업 공동추진과 에너지 사업 개발비용 투자 등의 청탁과 함께 이미 지난달 초 구속된 케너텍 이 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4만달러를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고 1일 밝혔다.
압수자료에는 케너텍이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약 68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한 사장을 비롯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내역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4월 케너텍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고, 이에 앞서 2005년엔 대전 열병합발전소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검찰은 케너텍 공사 수주와 관련해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한국중부발전 전 대표 정모씨(60)에 대해서도 1일 밤 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씨가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과 중부발전 대표를 지내는 동안 줄곧 거래해 온 업체에 무담보 저리로 수십억 원대의 자금을 빌려주고 그중 일부를 챙기는 편법적 지분투자 수법으로 유착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법 처리 가능성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난달 20일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 김모씨(구속)는 군인공제회가 발주하는 군 아파트 등 소형 열병합발전 설비공사를 케너텍이 수주하도록 도움을 주는 대가로 케너텍 주식 3만주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6일엔 납품업체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한국가스공사 건설본부장 남모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올들어 감사원에 적발된 지경부 산하기관의 비리만 5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성 기자 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