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8월 CPI 4%대 대폭 하락, 하반기 중국 경제는?

2008-09-17 09:57

베이징올림픽 열기로 가득했던 8월의 중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들어 줄곧 7~8%대를 넘나들던 CPI 상승률이 지난달 4%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포스트올림픽의 중국경제 앞날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탄이라는 기대로 고무돼 있다. 경제성장 유지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이바오이콩(一保一控)’ 경제정책 기조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PPI(생산자물가지수) 지수는 여전히 상승해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긴축 화폐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CPI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4%대로 떨어져 포스트올림픽의 경제 연착륙에 대한 좋은 징조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가게에서 육류를 고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주 8월 CPI가 동기 대비 4.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CPI가 4%대로 떨어진 건 4.4%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때문에 하반기 경제 연착륙에 대한 좋은 징조라는 분석이다.

특히 4%대 하락은 올해들어 1~7월 누계 CPI가 7.7%였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CPI 수치동향을 보면 먼저 1월 7.1%로 1997년 이래 최고치를 나타내 연초부터 서민경제에 먹구름을 던졌다. 2월에는 8.7%로 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3월에는 이보다 다소 하락한 8.3%였지만 여전히 1분기 평균은 8.0%였다. 4월에는 다시 8.5%로 상승했다.

그러나 5월부터는 물가억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7.7%, 7.1%(6월), 6.3%(7월) 등으로 하락했다. 결국 8월에는 5% 아래로 떨어졌다. 

   
 
CPI 상승을 주도해왔던 돼지고기 가격이 8월에는 전달에 비해 무려 11.1%나 떨어졌다.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사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추세가 뚜렷해 올해 중국경제 최대 화두중 하나인 물가잡기가 성공하리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정부의 거시경제 조정조치가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추세에 대해 그동안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식품가격 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중 가장 뚜렷한 요인은 돼지고기 가격하락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서는 무려 11.1%나 떨어진 것이다.

또 전체적으로 급등세를 보여왔던 식품가격이 10.3%로 안정세로 돌아섰고 공산품 가격도 1~3%대로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 CPI 수치 외에도 투자, 수출 등도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 중국경제를 이끄는 ‘삼두마차(투자, 수출, 소비)’가 모두 희망적이었다는 평가다. 1~8월 고정자산 투자는 동기 대비 27.4%, 수출도 22.4% 등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중국정부가 삼고 있는 하반기 핵심 경제운용 기조가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안정적이고도 비교적 빠른 발전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물가 급상승을 억제하려는 정부정책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국가통계국 야오징위안(姚景源) 총경제사는 “하반기 물가안정 유지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현 경제정책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2~3개월 동안 CPI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경제성장도 10% 전후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처럼 CPI 하락추세가 이어지자 화폐정책에 대한 조정요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 정책이 효과를 거둔 만큼 긴축 화폐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왕송치(王松奇) 부소장은 “최신 통계수치에 맞춰 화폐 신용대출 억제 완화 등 중앙은행 화폐정책도 적절히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투자감소, 기업이윤 하락, 중소기업 도산 등은 물론 기업수출 동력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원빈(温彬) 고급분석사는 “최근 추세로 보면 화폐정책이 상대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때문에 지나친 완화정책은 좀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만약 앞으로 3, 4분기 GDP 상승이 두자리수를 계속 유지한다면 중앙은행이 내년쯤 신용대출 관리를 완화해도 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CPI 하락세로 화폐정책 조정에 대한 요구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CPI 하락추세와 달리 8월 PPI 상승률은 10.1%를 기록했다. 이는 7월 10% 보다 올라 지난 1996년 이래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PPI는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5월부터는 CPI 상승폭을 넘어섰다.

PPI 상승은 원자재, 특히 철강자재 가격상승이 주요한 원인중 하나를 차지한다. 8월의 경우 철강자재 가격이 무려 33.5~45.5%나 상승했다. 여기에다 유가도 30% 이상 상승했다.

PPI 상승은 원가상승을 초래해 기업이윤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제조업의 경우 원가상승 압력으로 인한 타격이 심각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재정세수 방면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기업도 스스로 제품품질을 높여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PPI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생산품 국제가격이 최근 수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PPI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