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요르단 평가전 관전 포인트

2008-09-04 15:26

이제는 허정무 축구의 색깔을 보여야 한다.

3차 지역예선까지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5일 오후 8시 상암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평가전을 치른다.

특히 올림픽에서 졸전을 펼쳐 팬들을 실망시킨 아우들의 몫까지 갚아야 한다. 이번 경기가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첫 경기를 대비한 마지막 점검 기회다.


◇이천수-김두현 활용 방안은

박지성의 공백을 염두에 둔 허정무 감독은 애초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천수(수원)를 기용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전방과 중원을 누비게 하는 ‘이천수 시프트’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럴 경우 포지션이 겹치는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을 활용하기가 마땅치 않다.

대표 팀의 유일한 프리미어 리거인 김두현은 개막과 함께 정규리그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그를 벤치에 앉혀두기는 아깝다.

결국 허 감독은 둘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으려 이천수를 왼쪽 윙 포워드로 세우고, 중앙에 김두현을 배치해 ‘윈-윈’ 조합을 만들었다.

◇북한전 베스트11 윤곽은

요르단전을 통해 북한과 최종 예선전에 나갈 베스트 멤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표팀에는 박지성, 설기현(풀럼), 이영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박주영(AS모나코) 등이 빠져 어느 때보다 주전 경쟁은 치열하다.

특히 소집훈련 멤버 23명 중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 7명을 포함해 23세 이하 연령대 선수가 8명이나 합류하는 등 적지 않은 폭의 세대교체로 대표팀에 신선한 자극을 불러 일으켰다.

신영록과 서동현(이상 수원), 기성용(서울)은 A매치 출전 경험도 없는 완전 새내기다.

최전방 원톱은 조재진(전북)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신영록과 서동현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좌.우 윙포워드에는 올림픽대표 출신 이근호(대구)와 이청용(서울)이 선배 이천수, 최성국(성남)을 상대로 경쟁력을 시험받아 왔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막내 기성용이 최고 선임 김남일(빗셀 고베)과 호흡을 맞출 공산이 크다.
좌.우 풀백은 '러시아 듀오' 김동진(제니트)과 오범석(사마라)이 유력하고, 중앙 수비는 올림픽 대표 팀에서 짝을 이뤘던 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 조합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답답한 무패' 아닌 '시원한 승리'를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1위로 요르단(113위)보다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다.

역대 전적에서 1승2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압도한 것도 아니다.
2004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처음 격돌해 0-0으로 비겼고,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1무를 기록했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성적은 4승5무1패(15득점 8실점)다. 허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 신고식이었던 1월30일 칠레와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을 뿐 이후 9경기에서는 무패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월드컵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 두 차례 대결에서만 4-0, 3-1로 시원스럽게 이겨봤을 뿐 나머지는 한 점차 승리 또는 답답한 무승부였다. 선제골을 넣고 비긴 경기가 세 차례, 0-0 무승부가 두 차례나 된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득점포를 가동해 허정무호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윤용환기자happyyh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