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중국 9월부터 자동차소비세 조정, 소비시장 변화 오나

2008-09-01 07:03

9월부터 중국 자동차 소비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달들어 자동차소비세 비율이 크게 바뀌면서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행태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1일부터 고배기량 차량의 소비세율을 최고 100%까지 올리는 정책 시행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이 전시장에서 자동차를 둘러보고 있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9월부터 고배기량 차량의 소비세율을 최고 100%까지 인상하는 자동차세 조정정책 시행에 들어간다.

새로 조정된 소비세율을 보면 배기량 3.0~4.0ℓ 승용차는 현행 15%에서 25%, 4.0ℓ 이상 승용차는 20%에서 40%로 크게 올렸다.

그러나 1.0ℓ 이하 승용차는 3%에서 1%로 내렸고 1.0~3.0ℓ 승용차 세율은 현행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지난 7월에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에너지절약형, 환경보호형 등 자동차에 소비세 우대혜택을 주고 고배기량 자동차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확정했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과 배출가스 감소라는 환경문제 해결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에너지 소모와 오염물질 배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어서다.

최근들어 중국은 경제성장과 개인소득 증가로 인해 자가차량 소유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차량 디젤유 사용이 급증하고 공기오염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또 석유의 대외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에너지 안전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때문에 자동차산업에 대한 에너지 절감과 배출가스 감소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해결과제로 인식하게 됐다.

이번 세율 조정은 고배기량 차량의 생산과 소비를 억제하고 저배기량 차량의 생산과 소비를 진작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디젤유 소비를 줄이고 공기오염을 감소시켜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절감, 배출가스 감소 등 효과를 얻겠다는 의도다. 

   
 
이번 세율조정은 에너지 절약과 배출가스 감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사진은 한 자동차 전시장에서 선보인 에너지절약•환경보호형 차량 모델.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시행이 앞으로 자동차 가격과 소비자의 차량 구매 성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자동차 소비세 조정으로 3.0~4.0ℓ 고배기량 차량은 7~8% 정도, 4.0ℓ 이상인 차량은 15~17% 정도 가격상승 요인을 예상한다.

자동차 소비세가 생산판매업체, 수입업체 등을 직접 징수대상으로 하지만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소비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판매추세는 1.6~2.4ℓ의 경제형 차량 소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3.0ℓ 이상 고배기량 차량,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과 1.0ℓ 이하 저배기량 차량의 판매량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유가인상에 따라 차량 구매시 배기량 요인을 더욱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판매상들은 소비세 대폭 인상이 판매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급차량의 판매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산업체들이 세율 인상으로 인한 원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부담하려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 반응도 다양하다. 일부 고배기량 차량 소비자들은 앞으로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구매결정에 나설 분위기다.

1.0ℓ 이하 저배기량 차량의 경우 소비세 감액분은 수백위안에 불과해 소비자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생산업체들은 이 원가절감분을 외관설계, 신차개발 등 생산경쟁력 제고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인상이 국내 고배기량 차량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배기량 차량의 국내 생산판매량 점유율이 크지 않아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3.0ℓ 이상 고배기량 국산 승용차 총판매량은 2만대 가량. 같은 기간 전체 판매량 409만9300대의 0.5% 전후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입차량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 앞으로 수입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유가인상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에너지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환경인데도 자동차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고 고배기량과 유류 고소모 차량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SUV 차량 수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번 세율조정은 국내 생산판매 시장보다 수입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판매시장에 진열돼 있는 차량.

세관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 차량대수는 21만대 가량. 이중 3.0ℓ 이상 고급 승용차, SUV 차량 등 고배기량 차량은 9만대를 넘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으로 3.0~4.0ℓ 승용차의 수입원가는 13%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4.0ℓ 이상 승용차는 33%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원가상승은 결국 가격인상으로 연결돼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로 인해 소비자 구매의욕 위축을 불러일으켜 수입시장 구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고배기량 고급차량 소비자는 고소득층이어서 가격인상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지 해외국가에서 저배기량 차량 소비촉진을 위해 각종 세금우혜, 면세, 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고무돼 있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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