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보릿고개 넘긴 항공업계 가을이 기다려진다
2008-08-18 15:20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
한진그룹조양호회장 |
국적 항공사들이 고유가, 고금리, 환율불안 등 악재속에서 지난 2분기까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기고, 비상경영체제로 성수기인 가을철을 맞고 있다.
18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2분기까지의 항공업계 시장은 말 그대로 최악의 보릿고개나 다름없었다. 이에 따라 양대 국적사는 이미‘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이며, 성수기인 가을철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2분에 754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던 대한항공은 올 2분기에 11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악화에 시달렸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도 969억원 영업손실이 발생, 전년동기의 2268억원 흑자구조와는 전혀 상반되는 양상을 띄었다.
올 상반기 누적으로도 총 61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의 836억원보다 적자폭이 대폭 늘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급등 및 원화 약세로 인해 유류비용이 80.4%나 증가해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며 “원화약세로 273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손실도 2889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현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최근 대한탁구협회 20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어느 기업이든 예상치 못한 다양한 외부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베트남전 때 1년간 복부한 경험으로 외환위기와 9∙11테러 파장을 이겨냈듯이 이번 위기도 그동안의 경험과 그룹의 조직시스템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지난 2분기 실적과 관련, 최악의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헌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영업손실 규모를 1500억원정도로 예상했지만, 실제 손실은 이보다 적은 1100억원 정도였다”며 “영업손실 1100억원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수기인 가을철이 되면 항공업계의 숨통이 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흥극증권 김영재 연구원은 “항공유가와 연동해 징수하는 유류할증료 구간이 7월부터 추가적으로 확대실시 됨에 따라 대한항공의 연료비는 하반기 분기당 평균 650억원 이상 추가 절감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많이 완화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유가 수준이 최고점대비 26.6% 하락했고 환율상승으로 화물부문 실적의 호전이 예상되며, 내년 실시되는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등이 항공수요 회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악조건하에서도 우즈베키스탄 신규취항 등 해외 물류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노선은 인천∼타쉬겐트∼밀라노 노선으로 우즈벡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유럽에 수송하는 허브로 활용하는 한편, 자원외교의 밑거름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분기까지 예측불허의 유가와 환율상승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따라 아시아나항공도 비상경영체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6.22%, 전년동기대비 20.78% 증가한 1조40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2조1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고유가로 2분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각각 180억원, 19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의 642억원에서 166억원으로 흑자폭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적극적인 유가헷지 및 환헤지 등의 효과와 여객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선방을 해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때 시중에 떠돌았던 금호아시아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아시아나항공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금호생명, 아시아나공항개발 등 계열회사 지분 매각으로 5080억원, 대한통운 유상감자 등을 통해 9031억원 등 총 1조4111억원의 자금을 유입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를 포함 총 4조5740억원을 확보, 시장의 유동설 위기설을 깨끗이 씻어 내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는 상태.
이밖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차세대 주력기종인 에어버스사의 A350XWB 30대를 총 67억달러에 구입키로 계약했고, 영국, 프랑스, 벨기에를 잇는 초고속열차인 유로스타와 통합운송협정을 맺는 등 향후에 대비한 사업역량 강화에도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고 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