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 3년 강세 마감하나?...7일 연속 약세

2008-08-07 11:21
위안환율 주간 최대 상승 당국 통화정책 기조 변경

중국 위안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위안환율이 6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지속된 '파죽지세' 양상에서 이탈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8555위안으로 고시했다. 6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6.8525위안이었다. 이로써 위안환율은 7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셈이 됐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인민은행은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승인을 받은 국내외 은행 13곳의 호가를 받아 기준환율을 고시한다.

   
 
<사진설명: 위안환율은 지난주 0.25% 하락했다>
위안환율은 지난달 17일 6.8103위안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주 위안환율의 낙폭은 0.25%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5년 7월 중국이 대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뒤 주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폭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위안환율의 움직임은 정책 당국의 기조가 변하고 있음을 반영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인민은행을 비롯해 중국 중앙정부가 안정된 경제성장에 무게중심으로 옮기면서 위안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위안환율은 올들어 6.6% 절상됐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절상폭 6.9%에 버금가는 것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상승폭에 육박한 것이다.

당국은 위안 강세로 수출업체들의 파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BNP파리바 페레그린증권의 첸씽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상반기 급속하게 진행된 위안 절상을 금융시장은 물론 정책당국자들이 반길리 없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도산한 중국 중소기업은 6만7000여개에 달한다.

특히 노동집약형이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방직업종에서의 도산 기업수가 1만여개에 달했으며 방직기업들의 3분의2가 구조조정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첸 이코노미스트는 "위안 절상 가속화는 추가적인 절상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투기자본의 유입을 늘리고 수출업종의 채산성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최근 3개월간 위안환율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분기 정례 정책회의를 마치고 통화가치 결정 시스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이례적으로 언급을 자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변경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상업은행 류덩령 외환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은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더이상 위안절상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당국자들은 시장의 절상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가치 하락과 동반한 절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위안강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류 애널리스트는 "연말 위안환율은 6.6위안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중국 경제의 상황에 따라 위안화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초 전문가들은 연말 위안환율이 6.3~6.5위안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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