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변해야 산다
'빅3'의 회복은 가능할까.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와 신용위기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빅3가 회생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와 함께 빅3 중 하나인 포드의 마크 필드 북미 사업부 책임자는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기 바쁘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판매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포드 F 350 픽업 트럭 |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업계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지금보다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고 권고한다.
필드 책임자는 "이같은 흐름은 최근 10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금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GM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소비자들이 대형 차량 구매를 미루면서 GM 역시 주력 차종인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월 북미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중 13%를 차지했던 풀-사이즈 픽업 트럭의 시장 점유율은 3월 들어서는 11.6%로 내려갔으며 4월에는 10.8%에 머물렀고 급기야 5월에는 9%로 점유율이 하락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GM의 마이크 디지오반니 상무이사는 "너무 오래 기다리면 고통은 더욱 심각해질 뿐"이라고 말해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경제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차량의 배기가스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환경단체의 바난 역시 대형 자동차의 매출 비중이 높은 빅3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자연자원수호위원회(NRDC)의 롤랜드 황 자동차정책위원은 "빅3는 너무 많은 SUV와 픽업 트럭을 만들었다"면서 "그들은 지금 상황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빅3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포드는 지난 5월 트럭과 SUV 생산을 큰 폭 감축하고 대규모의 감원에 나선다고 밝혔으며 일부 생산 공장 역시 폐쇄할 예정이다.
GM 실버라도 픽업트럭 |
포드는 또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소형차의 생산을 늘릴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포드는 판매 부진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2009년 순이익 목표치를 하향했다. 내년에도 흑자 전환은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달 도요타에게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GM 역시 6월3일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서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공장 4개를 폐쇄하고 8000명의 직원에 대한 감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GM은 1400cc 엔진을 얹은 소형차 생산에 나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M은 새로 생산할 계획인 소형차가 1갤런당 45마일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GM은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황으로 질주하고 있는 도요타에게 지난 6월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