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경영진 '한국을 거쳐라'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경영자는 어디서나 다 통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부임해 좋은 실적을 거둔 외국계 제약사 임원들이 본사나 해외로 '영전'하는 사례가 지속되면서 한국이 다국적 제약사 경영인의 '시험대'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부임한 한국노바티스의 안드린 오스왈드 사장은 지난 3월 개발담당 임원으로 승진해 본사로 복귀했다. 또 머크 한국법인인 한국MSD 마크 팀니 사장은 2003년에 취임해 지난해 12월31일자로 일본MSD의 대표로 '영전'했다.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BMS의 탐 메이슨 사장도 파키스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태국, 베트남을 총괄하는 '아세안플러스(ASEAN+) 사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같은 해 리처드 본드 한국애보트 대표도 한국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캐나다 법인의 사장으로 옮겼다. 국내 근무 기간 동안 승진하는 임원도 적지 않다.
2005년 국내 부임한 한국바이엘헬스케어 마뉴엘 플로레스 사장은 지난해 7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례다.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의 한국법인인 화이자제약의 전 최고경영자 앤드류 커티스 사장은 1999년 마케팅 전무로 발령을 받아 국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후 지난 2004년 일본 법인의 사장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얀센의 경우 한국인 임원들이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해외법인 사장을 4명이나 배출해 아시아퍼시픽 본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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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거쳐 승진하는 다국적 제약사 임원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다국적 제약사 임원들이 승진을 위해 거쳐가는 '시험장'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미국계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의료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고 시장의 변화 속도도 빠른 데다 경쟁도 치열한 편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에 적절하다"며 "본사에서도 쉽지 않은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경영자라면 어느 곳에서나 통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