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오너들의 귀환’
‘두산그룹 오너들의 귀환이 시작됐다. 형제간 투서로 촉발된 비자금 및 횡령 수사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한때 그룹 회장직까지 그만뒀던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두산 그룹 뿐 아니라 오너 일가의 대표격으로 전면에 다시 부상했다.
박용성 회장은 '형제의 난' 이후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2005년 11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작년 3월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박 회장은 이어 최근 중앙대 재단이사장으로 취임해 교육사업을 이끌 수장까지 맡았다. 명실상부하게 두산 오너 일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2005년 11월 그룹 회장직을 내놓고 횡령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작년 3월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일선에 컴백했다.
박 회장은 이후 두산의 지주회사 전환을 주도하고 동생인 박용만 당시 두산 인프라코어 부회장은 49억달러 규모의 잉거솔랜드사 소형 건설장비 3개 사업 부문 인수 등 대형 M&A를 주도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해왔다.
박 회장은 또 지난 3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주주총회에서 지분 2.92%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자신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재선임하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공식적인 경영 참여 기반을 확고히 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박 회장이 공금 횡령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2006년 7월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선고받은 전력을 들면서 그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반대했었다.
반면 박용성 회장 공백기에 두산을 대표해온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은 박 회장의 컴백이 본격화되자 활동상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두산은 박 회장의 그룹 회장직 사퇴 및 그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로 인해 그룹 이미지가 현저히 실추되자 2006년 11월 비모스키 부회장을 영입해 윤리 경영 실천, 경영시스템 효율성 제고를 강조하면서 기업 도덕성 차원의 활로를 모색해왔다.
이처럼 박용성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 복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해말과 올해초에는 오너 4세들이 대거 전면으로 부상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두산 그룹은 오너 경영 체제를 더욱 확고히했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박용성 회장이 중앙대 재단 이사장에 전격 취임하면서 그는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오너 3세의 장자격인 박용곤 명예회장을 대신해 두산 오너 3세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두산 오너 일가는 그동안 중앙대 재단 이사장 적임자를 놓고 박 회장과 동생인 박용현 두산 건설 회장을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형제들의 서열을 중시해온 두산 오너 일가의 특성상 박용성 회장이 재단 이사장직을 맡는게 가풍과는 맞아떨어지지만 '형제의 난'으로 촉발된 검찰 수사 결과 실형을 선고받은 박 회장이 재단 이사장직을 맡을 경우 자칫 도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산은 그러나 결국 중앙대를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등을 지낸 박용성 회장을 신임 재단 이사장으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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