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한국의 국가별 자동차 수출 대수에서 미국은 107만5678대로 전체(206만2739대)의 52.15%를 담당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모든 국가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36만대),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34만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30만대)를 두고 있다. 메타플랜트 공장의 생산대수는 50만대까지 확대하면 현대차그룹은 15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지 생산 확대로 미국의 보편 관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이 경우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65만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부품사들의 수주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완성차가 기존 미국향 물량을 신흥국가로 전환하려 해도 중국 완성차업체의 장악이 거세지고 있어 또 다른 난관에 마주할 수 있다. 경쟁력을 위해 완성차는 신흥국에서도 현지생산을 늘린다면 국내 부품사로서는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가 리쇼어링 정책을 강조함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미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으로 복귀할 경우 타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6년 255억6528만 달러(약 35조6584억원)에서 지난해 229억5416만 달러(32조165억원)로 줄었다.
부품사들의 생존이 어려워지면 장기적으로 완성차의 공급망에도 비상이 켜질 수 있다. 독일 부품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최근 3% 감소했고 금액으로는 300억 달러(약 42조원) 줄었다. 이에 따라 고용도 3만명 이상 줄면서 국내 부품사에도 비슷한 위기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부품사 아래서부터의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며 "지역균형정책을 강화해 부품사의 연구개발(R&D)부터 생산까지 지원책 효율성을 서둘러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