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공매도 불공정 문제 해소 방안 일환으로 12월부터 공매도 잔고 공시 대상을 확대합니다. 공매도 잔고 공시는 어떤 투자자가 일정 규모 이상 공매도하고 있는 종목의 정보를 공시하게 해 다른 일반 투자자가 알 수 있게 만든 제도인데,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으로 공시해야 하는 범위가 늘어납니다.
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공매도 순보유잔고 공시기준을 강화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1일부터 투자자가 어떤 주식의 공매도 잔고를 발행량 대비 0.01% 이상 또는 10억원어치 이상 보유 중일 경우 해당 종목 잔고 현황을 공시해야 합니다.
순보유잔고상 수량이나 금액이 음의 값으로 표현되는 종목의 잔고를 '공매도 포지션' 또는 '공매도 잔고'라고 표현합니다. 이 공매도 잔고 수치가 일정 범위를 넘어가는 종목마다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깁니다. 이제까지는 투자자의 공매도 잔고가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즉 빌려서 팔고 갚지 않은 주식이 해당 종목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이면 공시해야 했습니다.
12월 1일부터는 투자자가 빌려서 팔고 갚지 않은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의 0.01% 이상이거나 10억원어치 이상이면 공시해야 합니다. 투자자는 △해당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본인의 성명, 주소, 국적, 생년월일 △종목명 △공시 의무 최초해당일 등 정보를 정리해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한 내용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공매도 통계'에 집계되겠네요.
현재 공매도 통계 중 '공매도 순보유잔고' 영역의 하위 통계인 '공매도 순보유잔고 대량보유자' 목록에 공매도 공시 의무를 이행한 투자자들의 정보가 나옵니다. 현재 기준 최근 조회일인 이달 1일 목록을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영국법인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명의로 3년 전부터 코스피 종목 OCI홀딩스의 공매도 잔고를 보유 중이네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목록에 나오는 '대량보유자'는 결국 현재 자본시장법상 순보유잔고 공시 의무 대상인 투자자를 뜻합니다. 다음 달부터 공시 의무 대상 기준이 공매도 잔고에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에서 '0.01% 이상 또는 10억원어치 이상' 보유한 투자자로 확대되면, 이 대량보유자 목록에 더 많은 종목 정보가 집계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위 메뉴인 '공매도 순보유잔고 상위 50종목'은 여러 투자자들의 공매도 잔고 공시를 집계해 종목 단위의 공매도 잔고 수량·금액을 비중이 높은 순으로 50종목까지 보여 줍니다. 1일 기준 이차전지주 포스코퓨처엠의 공매도 잔고 비중이 3.41%로 가장 크네요. 잔고 비중 값 표시 옆의 'click'을 누르면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간이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라는 점도 알 수 있고요.
1일 기준 순보유잔고 3위 종목인 호텔신라는 공매도 금지 이전인 1년 전 같은 날짜 기준 순보유잔고 1위였는데요. 당시 대량보유자인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씨티그룹이 7.79%를 보유했는데 지금은 씨티그룹이 빠졌고 비중도 2.63%로 줄었죠. 금융위가 2023년 11월 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기 때문에 이후 공매도 잔고 비중은 더 늘어나진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매도 잔고 공시와 유사한 '순보유잔고 보고' 제도라는 것도 있는데요. 투자자는 상장사가 발행한 모든 주식 중 각 종목의 공매도 잔고 비율이 0.01% 이상이면서 평가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보고대상 주식, 보고자 인적사항, 순보유잔고사항 등을 담은 별도의 보고양식으로 금감원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공매도 평가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 비율과 무관하게 보고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