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투자가 11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미국 견제에 맞서 우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유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 국가통계국, 국가외환관리국이 24일 발표한 ‘2023 중국 대외직접투자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투자는 39억1200만 달러(약 5조1959억원)로 전년 대비 118.8%나 늘었다. 증가율로만 보면 1위다. 구체적으로는 니제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앙골라, 모로코, 콩고 등 국가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아프리카를 공략하는 것 외에도 반미 전선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전략 관계’로 격상하고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3600억위(약 68조원)안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대미국 투자는 5.2% 감소한 69억1000만 달러(약 9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금융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크긴 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31.6% 쪼그라들었다. 대미 투자 비중 2위인 제조업에 대한 투자도 20.3% 감소했다. 반면 3위 도소매업에 대한 투자는 109% 증가했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 핀둬둬(PDD)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반적인 투자 흐름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제조업, 금융업, 소매업이 3대 투자 대상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도소매업에 대한 투자는 83.4% 증가한 38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금융업에 대한 투자는 17.6% 감소한 182억2000만 달러(약 24조2000억원)에 그쳤다. 제조업은 자동차, 컴퓨터, 통신, 장비 등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대외직접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8.7% 상승한 1772억9000만 달러(약 235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이 전 세계 대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늘어난 11.4%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