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대 빚에 허덕이는 한국전력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 방침도 내놨다. 동해 심해 천연가스·석유 시추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해외 투자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세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에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9월께 대정전이 발생한 바 있다"며 "경각심을 높이고 전력망 계통 보완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2주 사이에 전력 사용량은 역대 1·2·3·5위를 잇따라 기록할 정도로 폭증했다. 장마와 태풍에 태양광 설비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전의 올 상반기 기준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이자로 2조2000억원을 지출했다. 2022년 이후 6차례에 걸친 요금 인상을 통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누적 부채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안 장관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폭염 기간이 지난 뒤 시점을 조정해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포항 영일만 일대 천연가스·석유 시추 프로젝트인 대왕고래 관련 질문도 이어졌다. 현재 산업부는 첫 시추공(1공)에 대한 예산은 확보한 상태다. 2공 시추에는 해외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다음 달 중 2차 개발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무 시추 차원에서 1공을 뚫어본 뒤 결과를 정밀 분석해 2공 위치를 정확히 잡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도를 정비하고 조광권을 재설정하면 2단계부터는 해외 투자를 유치해 본격화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최종 확정되면 대외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부연했다.
내년도 산업부 예산은 올해보다 218억원 늘어난 11조5010억원으로 편성됐다. 예산이 집중 투입될 중점 과제는 △첨단산업 육성 △수출·외국인 투자 활성화 △경제 안보 강화 △공적원조(ODA) 확대 등이다.
안 장관은 "(기존 산업부 사업이었다가) 금융위원회 예산으로 이관된 반도체와 원전 성장 펀드를 감안하면 지난해 대비 3418억원(3%) 증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개발(R&D) 예산은 5조2790억원으로 올해보다 9.8% 증가하며 2023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호조세를 이어가는 수출을 '마지막 희망'이라고 지칭한 안 장관은 이달 수출이 8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할 마지막 엔진은 수출"이라며 "하나 남은 엔진으로 하반기에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뿐 아니라 여러 주요 산업들이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을 계기로 우리 수출의 전반적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국회와 함께 법안들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