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 선수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했다.
허미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바닥에 웅크린 데구치를 뒤집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아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연장전 시작 1분 48초에 데구치가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접전을 펼친 가운데,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쉽게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지도 3개를 받으면서 반칙패했다.
허미미의 은메달을 통해 한국 유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한국 여자 유도의 은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허미미는 32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16강에선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10위)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지도 2개를 받은 열세에서 연장전(골든스코어)에 접어든 허미미는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공격을 퍼부었다.
8강전에서 상대전적 전패인 ‘천적’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31)에게 절반승했다. 허미미는 재작년과 작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결정전에서 라그바토구에 번번이 패했다. 올해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만나 또 무릎을 꿇었는데 이번에 가장 큰 무대에서 설욕했다.
준결승전에서 세계 4위 하파엘라 실바(브라질)와 연장 접전 끝에 절반승을 거뒀다. 상대 전적에서 4승 무패로 앞선 허미미는 다섯 번째 맞대결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승리했다.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했다. 상대 전적에서 4승 무패로 앞서던 흐름을 이어가며 처음 참가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