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법 로비 혐의로 기소된 중앙정보국(CIA) 출신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부문 후보로 미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를 선정했다. 이 영화는 북한 주민의 힘겨운 탈북 과정을 다룬 내용으로, 공동 제작자 중 한 명이 수미 테리 연구원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실제 북한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말 아카데미 영화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수미 테리 연구원은 지난 1월 미국의소리(VOA)에 "아카데미상 다큐 부문 최종 5개 후보작에 오를 경우 (다큐멘터리가) 훨씬 더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 체제와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데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최근까지 미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는 북한 내 인권침해 활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는 목적에서 이 영화로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미 검찰은 이날 공개한 31쪽 분량의 공소장을 통해 수미 테리 연구원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비공개 대화 내용 등 비공개 정보를 미국 내 한국 국정원 요원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 당국자가 미 당국자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도 알려졌다. 이런 행위의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명품 코트와 가방, 고급 식사, 3만7000달러 상당의 연구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미 테리 연구원 변호인 측은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7일 "아직 진행 중인 법 집행 사안에 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