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내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연이어 출마를 예고했다. 당권 경쟁이 다자구도로 형성되면서 전당대회 흥행 가능성도 높아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을 한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선거 명당'으로 불리는 여의도 대산빌딩에 캠프를 꾸리고 외연 확장에 나섰다. '1인 2표'인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러닝메이트에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과 '초선' 박정훈 의원이 유력할 전망이다
정광재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대산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이 '잘 할 수 있다. 잘해서 보수 정권 재창출하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정 전 대변인은 한동훈 당대표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국민의힘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프레임에서 벗어나 '반한전선'이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원외 당대표 한계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별다른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전문가의 분석이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당내에서도 나름대로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는데다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한 전 위원장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국민적 비호감도가 높은 윤석열 대통령,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척을 지는 게 오히려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원 전 장관은 하마평에 오른 이들 중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그는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면대결을 펼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히고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용현시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전했다.
강력한 '한동훈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나경원 의원 역시 사실상 출마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결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고 답하며 출마를 암시했다. 그는 '6선' 조경태 의원에게 전당대회 캠프 좌장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유승민 전 의원은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대표 후보 물망에 올랐던 안철수 의원과 김재섭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자를 접수한다. 전당대회는 내달 23일 예정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일 뒤인 28일 결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