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 스타벅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마다 모멘텀 또는 저가매수기회로 인식하고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18일부터 5월 17일까지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테슬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한 달간 1억5836만 달러가량을 사들였다.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스타벅스로 8598만 달러에 달했다.
테슬라는 중국 데이터센터 구축 추진에 대한 소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을 방문해 리창 국무총리와 완전자율주행(FSD) 중국 출시를 논의했으며 중국 내 데이터 안전검사를 외국자본 기업 최초로 통과했다.
공공기관·공항·고속도로 등에서 내려진 운행·정차 제한 등이 사라지며, 통과한 76개 항목 중 테슬라가 출시한 모델3와 모델Y가 포함됐다. 또한 중국 포털업체 바이두와 지도 제작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슈는 향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국내에서도 지난 9일 테슬라코리아 인사팀은 전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며 최대 6개월치(조기신청 위로금 포함) 급여를 제시하는 이메일이 통보됐다.
스타벅스와 인텔은 연초 상승세를 보이다가 1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조정을 받자,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한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의 경우 최근 한 달간 10.67%(9.3달러) 하락했다. 실적부진 등으로 하방압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85억6000만 달러, 주당 0.68달러 순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인텔 주가 역시 같은 기간 9.16%(3.2달러)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인텔에 대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산업의 관심이 인공지능(AI)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인텔은 소외될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과 달리 적극적인 AI 도입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 더불어 주주환원에 따른 이익성장 모멘텀과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등 펀더멘탈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매출액 619억 달러, 주당순이익 2.94달러로 시장예상치를 각각 1.4%, 4.2% 상회했다. 4~6월에도 AI 수요에 기반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동종 기업 간 AI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장기 운용 관점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며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