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범야권 정당인 조국혁신당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달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와 관계 설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강경한 정권 심판론을 내걸었던 조국혁신당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관계 설정에 따라 향후 정국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민주당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성과 없이 끝난 지난 영수회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1일 "영수회담에서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에게 아무런 '선물'도 주지 않은 건 유감"이라며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얼마나 대통령실에서 민주당의 제안에 화답을 해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양수 국민의힘·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태원 특별법 수정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태원특별법에 명시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과 활동 기간, 조사방식 등에서 전격 합의가 이뤄졌지만, 민주당은 채해병 특검법을 수용해야 협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태원 특별법을 하나 받았다고 (대통령과 소통)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들을 다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채양명주(이태원참사특별법·채해병·양평 고속도로·김건희 여사 명품백·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에 모두 동의하고, 순서상으로 먼저"라고 말했다.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로 단독 후보에 나선 박찬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야당 의원들 생각은 거의 일치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면서도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논의를 해가야 하지 않나"라고 말해 이견을 나타냈다.
이처럼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주력으로 추진하는 '이채양명주'엔 동의한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 처리에 여지를 두면서 범야권 주도권을 분명히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