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대형사로 분류되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1분기 일제히 부진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한 넥슨은 1분기 예상 영업이익으로 152억~234억엔(약 1359억~약 2092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1~74% 급감한 수준이다.
엔씨 상황도 비슷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증권가가 추정한 엔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154억원이다. 이대로라면 엔씨 실적은 작년(816억원)보다 81.1% 줄어들게 된다. 넷마블은 분위기가 그나마 낫다. 1분기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영업손실 282억원)보다 손실 폭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작년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실적이 다시 적자로 돌아선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2K'로 분류되는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는 3N보다 실적 변동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507억원으로, 작년(2830억원)보다 323억원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반대로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113억원)에 비해 소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1분기 출시한 신작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인 '롬(ROM)'이 초기 흥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나머지 게임사 중엔 네오위즈만이 선방을 예고하고 있다. 네오위즈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3억원)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최대 흥행작인 'P의 거짓' 판매량이 연말 할인 행사로 증가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컴투스(영업손실 73억원), 위메이드(영업손실 463억원), 펄어비스(영업손실 66억원) 등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부진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2분기부턴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지난 1분기에 선보였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와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이 각각 흥행에 성공하며 2분기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은 지난달 12일 출시해 1분기 매출에 기여한 날짜가 단 20일에 불과했다.
다수 게임사는 공격적인 신작 출시를 통해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한다. 엔씨는 2분기 내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외에도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BSS'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 역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등 대형게임을 포함한 총 6종을 국내외에 선보인다. 네오위즈는 2분기 중 기대작인 '고양이와 스프'의 중국 출시와 '영웅전설:가가브트릴로지' 등의 출격을 앞두고 있다.
넥슨은 여름에 루트슈터(슈팅+롤플레잉) 장르의 '퍼스트 디센던트'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크래프톤 역시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오는 24일부터 첫 대규모 테스트를 실시한다. 시장에선 두 게임 모두 흥행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게임 시장은 규모의 회복과 신작 발매가 겹치며 전반적인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