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보몰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행사에서 '지정학과 경제적 불확실성 탐색(Navigating Geopolitics and Economic Uncertainty)'이라는 주제로 세계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변수들에 대해 짚어봤다.
우선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는 4대 변수로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보호무역 강화를 제시했다.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까지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며 "이 모든 사건들이 불과 최근 4년 사이에 일어났고 세계 경제 방향성은 변수 제어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과 중동에서 심화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는 석유를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 식량 등 주요 상품과 재화 등 공급망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세계 곳곳에서 치러졌거나 치러질 예정인 대형 선거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월 끝난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민주진보당이 승리를 거뒀고 이는 분명 대만을 강제 점령하겠다는 중국의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는 상징적인 신호였다"며 "올해는 △미국 △러시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인도 등 주요국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수년간 세계 경제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인플레이션이 안정권에 접어들 경우도 가정했다. 이 경우 내년까지 강한 경제 성장이 이어지지만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제2, 제3의 경제 대국이 세계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없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는 세계 경제 확장성을 저해하는 동시에 중국에 더 큰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내수 진작을 위해 부동산 가격 부양에 나섰고 이는 국가 차원의 상당한 부채를 만들어 냈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정치적 개입은 외국 민간 자본과 다국적 기업들을 중국에서 쫓아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멀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급격한 반등 대신 완만한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신흥국들의 지위가 향상될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다만,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를 성장 궤도로 다시 올려 놓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GDP 성장률을 올해 2.3%, 내년 2.6%, 2026년 2.2%로 예측한다"며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브라질 △멕시코 △인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겠지만 세계 경제를 완만한 반등세로 돌려 놓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미국·일본·호주·캐나다·한국·러시아 등의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