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비례대표 민주당 의원은 총 16명이고, 이들 중 7명이 전날까지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거나 해당 지역에 선거 사무소를 차렸다.
대표적인 인물은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양이원영 의원이다. 양이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인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시을에 도전을 준비 중이다. 일찍부터 광명에 선거사무소를 차린 그는 다음달 6일 지역의 한 카페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마찬가지로 친명계인 이동주 의원은 인천 부평구을에 출마한다. 부평을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다. 홍 의원은 이곳에서 2009년 재보궐선거로 처음 당선된 후 지금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평에서 시작하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총선 승리 선봉장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친명계 김병주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김한정 의원 지역인 경기 남양주시을에 사무소를 열었다.
이외에도 계파와 상관없이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해 '집안 싸움'을 예고한 비례 초선 의원들도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은 지난 6일 서울 강서구갑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강서는 민주당의 입김이 강한 곳인데, 강서구의 갑·을·병 중에서도 갑 지역구는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통한다. 이 지역은 당 대변인인 강선우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김의겸 의원은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시에서 지난 9일 출판기념회를 열며 본격적인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유정주 의원 역시 서영석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부천시정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역에서 얼굴을 알리고 있다.
비례 초선 의원들의 이같은 출마로 향후 민주당 지도부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총선에 나설 후보로 1명의 손을 들어주거나 경선을 해야 하는데 특정인에게만 공천을 주면 이를 빌미로 불화가 생길 수 있고, 경선을 통해 1명이 최종 공천되더라도 '경선 불복' 등 갈등의 불씨가 남을 수 있어서다.
특히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받지 못할 경우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당 지도부가 고심해야할 부분이다. 이미 친명계 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 등이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비명계 공천 학살 현실화' 등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예비후보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명시적인 규정에 의거해 적격·부적격을 판정한다"고 원칙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