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55.7%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부채는 평균 1억201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 늘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가구주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의 비율이 72.3%로 가장 많다. 이들의 금융부채는 평균 1억317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0.8% 줄었다. 39세 이하의 가구주의 금융부채 보유 비율는 69.6%로 지난해보다 2.5% 감소했지만 빚 자체는 2.0% 늘어난 1억222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22.8%는 지난해에 비해 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했고 54.3%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감소한 가구의 91.7%는 소득으로 빚을 갚았고 3.9%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거나 퇴직금을 정산해 부채를 청산했다.
자신이 보유한 부채를 대출기간 내에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늘었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5.5%는 가계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다만 원금상환이나 이자지급의 납부기일을 경과한 가구는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줄어든 7.2%다. 이자나 원금 납부기일을 넘긴 가구의 24.6%는 '이자·원금 상환 부담 상승'을 이유로 꼽았는데 작년보다 5.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40대 이하 자산 대비 부채 비율 1.5%p 늘어…청년 금융부채 다소 감소
가계 재무 건전성도 악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7.4%로 작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3.9%포인트 줄어든 75.7%였다.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전 연령에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 가운데 39세 이하에서는 29.6%, 40대는 20.8%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씩 올랐다. 50대는 17.7%, 60세 이상은 11.3%로 각각 1.0%포인트, 0.2%포인트 상승했다.
청년들의 금융부채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39세 이하 금융부채는 851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35만원 줄었다. 이 가운데 29세 이하 청년의 금융부채는 4287만원으로 작년보다 290만원 줄어든 반면 30대는 104만원 늘어난 9624만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9세 이하 청년들의 부채가 감소한 것에 대해 고금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내다봤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많은 부채를 통해 자산을 구입했지만 고금리로 인해 부담을 받은 듯 하다"면서 "그러다보니 집을 처분하고 전·월세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