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車림표] 한국 '자동차 역사' 이것만 알면 'OK'

2023-1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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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자동차 강국이다. 미국에서는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자동차 브랜드로 올라섰고 재정 위기 탓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유럽에서는 꾸준히 신차 판매를 늘리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하면 '싼차'라는 이미지가 연상되던 것도 이제 옛말이다. 마이너리그 때나 통했던 '저렴한' 이미지는 이미 털어버린 지 오래고 어느덧 한국 자동차는 '가성비가 좋을 뿐만 아니라 성능이 좋은 차'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자동차가 어떠한 과정으로 발전해왔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첫차는 고종 황제 '포드'…가격은 4000원?
 
국가등록문화재 318호 순종어차 사진국립고궁박물관
국가등록문화재 318호 순종어차 [사진=국립고궁박물관]

가장 먼저 한국에서 볼 수 있던 차는 고종 황제의 포드 자동차다.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미국 공관을 통해 들어온 의전용 어차였다. 고종이 차를 탈 당시 조선엔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일본인 운전사를 고용했다. 

의암 손병희는 1915년 캐딜락을 구매하며 민간인으로 한국에서 자가용을 가진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손병희 외에도 순정왕후 아버지 윤택영, 개화사상가 박영효, 서울 갑부 김종성, 연세대를 창립한 언더우드, 배재학당 아펜젤러 등이 당시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그나마 가장 싼 포드가 당시 쌀 700가마에 해당하는 4000원으로, 지금으로 치면 1억1000만원이다.

193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자동차 드라이브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신문에서도 요사히 자동차의 유행을 알리는 기사가 줄줄이 게재됐다. 남로당 당수 박헌영도 6·25 전쟁 중 차를 탔다. 원래 자기 소유가 아니라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빼앗은 차였다. 이병철은 전쟁이 발발하기 불과 이틀 전에 주한미국공사로부터 신형 시보레를 사들였는데, 북한군의 서울 함락 직후 박헌영이 이 차를 전리품처럼 챙긴 것이다.
 
시발자동차회사로 한강의 기적을현대차 포니 100만대 돌파

이처럼 소수의 몇몇만 차를 보유하다가 1955년 한국 자동차산업이 본격 시작됐다. 시발자동차회사 설립부터다. 300대의 미국산 지프 부품을 조립하고 드럼통을 펴 차체를 만들었다. 차 이름인 '시발'은 '첫걸음'이라는 뜻이다.

근대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의 자동차공장의 설립도 이어졌다. 재일동포 박노정이 1962년 경기도 부평(현 인천 부평)에 세운 새나라자동차다. 일본 닛산의 1200cc 블루버드 승용차 400대분의 중간부품을 들여와 '새나라' 승용차를 판매했다. 처음으로 국민차 반열에 들어선 것은 1974년 기아가 일본 마쓰다와 협력해 제작한 브리사다.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이 만 29세 대리 시절인 1975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첫 출품한 포니 앞에 선 모습 사진현대차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이 만 29세 대리 시절인 1975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첫 출품한 포니 앞에 선 모습 [사진=현대차]

같은 해 현대자동차의 포니도 탄생한다. 회사는 토리노 모터쇼에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를 출품하고 이듬해 국내에 출시했다. 아시아에서 2번째, 세계에서 16번째 독자 생산이었다. 이후 1985년 전국 자동차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했다. 국내 수출 1호 차 기록은 1966년 하동환자동차가 브루나이에 수출한 버스다. 

이어 대우자동차가 1991년에 국내 최초의 경차 '티코'를 생산해 자동차 대중화에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1997년에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해 '1가구 1차량' 시대가 열렸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자동차산업을 발판삼아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판매 호조로 2003년에 연간 수출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에 누적 수출 1000만대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기아도 2003년에 세계 누적 수출 400만대와 미국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동시에 넘어섰다. 

자동차 생산 뿐 아니라 자동차 회사 소유 구조도 글로벌화됐다. 2000년에 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에 인수되면서 르노삼성으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2002년엔 대우자동차가 미국 GM으로 넘어가며 이름이 GM대우(현 한국GM)로 바뀌었다. 
 
GM대우 토스카 프리미엄6 사진 연합뉴스
GM대우, 토스카 프리미엄6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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