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로 북한 경제지표 추정...통계부족 국가 발전 측정 가능해져

2023-11-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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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기술 개발…세계에 무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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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경제 발전 정도를 측정하는 세밀한 지도를 제작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북한과 아시아 국가 지역별 경제 수준 지도 [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와 김지희 기술경영학부 교수 연구팀이 주간 위성영상을 활용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서강대, 홍콩과학기술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연구 해 거둔 성과다.

연구팀이 기존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일반적인 환경이 아닌, 기초 통계도 미비한 최빈국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범용적인 모델에 주목했다. 유엔기구(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르면 하루 2달러(약 2600원)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 인구가 7억명에 달하지만, 빈곤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전 세계 중 53개국은 지난 15년 동안 농업 관련 현황 조사를 하지 않았다. 17개국은 인구 센서스(인구주택 총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며 무료로 공개하는 센티넬-2 위성영상을 활용했다. 먼저 위성영상을 약 6㎢의 작은 구역으로 세밀하게 분할한 후, 각 구역 경제지표를 건물·도로·녹지 등의 시각적 정보를 기반으로 AI 기법을 통해 수치화했다.

특히 기초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게끔 인간이 제시하는 정보를 AI 예측에 반영하는 '인간-기계 협업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인간이 위성영상을 보고 경제 활동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면, 기계는 각각의 영상자료에 경제 점수를 부여하는 식이다. 검증 결과, 기계 학습보다 인간과 협업할 때 성능이 월등히 우수했다.

연구팀은 북한과 네팔·라오스·미얀마·방글라데시·캄보디아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경제지표 점수도 공개했다. 북한은 대북 경제제재가 심화한 2016~2019년 경제 발전이 평양과 대도시에 더욱 집중돼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제재와 달러 외환 부족을 극복하고자 설치한 관광 경제개발구에서는 새로운 건물 건설 등 유의미한 변화가 위성영상 이미지와 연구의 경제지표 점수 변화에서 드러났다. 전통적인 공업과 수출 경제개발구 유형에서는 반대로 변화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영상과 AI를 활용한 SDGs 지표 개발과 정책적 활용은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모델 코드를 무료로 공개할 방침이다. 측정 지표가 여러 국가의 정책 설계·평가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게 꾸준히 기술을 개선할 계획이다. 

차 교수는 "전산학·경제학·지리학이 융합된 이번 연구는 범지구적 차원의 빈곤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재해재난 피해 탐지,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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