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결승전에서 만났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랭킹 없음)를 4-1(11-6 11-4 10-12 12-10 11-3)로 물리쳤다.
이로써 신유빈과 전지희는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복식의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의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승전은 33년 만에 결승서 만난 남북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탁구는 남과 북이 우정을 나눠온 스포츠 종목이다. 1991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이 최초의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여자 단체전에서는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리분희, 유순복 등이 활약한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탁구로 시작한 남과 북의 소통은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단일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으로 이어졌다.
남북 탁구는 2018년 스웨덴 할름스타드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극적으로 하나가 됐다. 한국과 북한은 8강전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는데, 경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결성했다.
이어 그해 7월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도 남자 복식과 여자 복식, 혼합 복식조가 단일팀으로 구성됐다.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더는 단일팀이 구성되지 못했다.
남한과 북한 선수들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신유빈, 전지희와 차수영 박수경은 경기 전 손을 마주치며 담담하게 인사했다. 시상식에서도 차수영, 박수경은 전지희와 신유빈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시상대에서 다시 한번 손을 마주쳤다. 1위 단상으로 올라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중석에서는 북한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이 위아래로 붙어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한편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감췄던 북한 탁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3년여만에 국제무대로 돌아왔다. 차수영-박수경 조는 결승서 서브 범실을 수차례 범하며, 국제 대회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