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 올리패스, 메디포럼, 아이엔테라퓨틱스 등이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마약성 진통제와 동일한 수준의 진통 효능을 지니면서도 중독과 부작용 위험이 적은 기전의 신약을 연구 중이다.
비보존제약은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 '오피란제린' 임상 3상을 마쳤다. 오피란제린은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와 ‘글라이신 수송체 2형’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이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검토도 요청한 상태다.
올리패스도 선두 그룹에 속한다. 현재 호주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OLP-1002’의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OLP-1002는 통증 신호 전달 역할을 하는 ‘Nav1.7’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유전자 ‘SCN9A’를 억제하는 원리로 통증을 완화한다. 올리패스는 향후 기술 수출에 대비해 중국,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 해당 물질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대웅제약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 ‘iN1011-N17’을 개발 중이다. iN1011-N17은 Nav1.7을 억제하는 원리의 신약이다. 현재 진행 중인 호주 임상 1상을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중 유럽에서 2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경보제약은 뉴질랜드의 AFT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맥시제식’을 국내 들여왔다. 맥시제식은 염증성 통증을 차단하는 비스테이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이부프로펜’ 300밀리그램(mg)과 중추성 통증을 차단하는 ‘아세트아미노펜’ 1000㎎으로 구성된 복합 주사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지난해 29조원에서 오는 2030년엔 100조원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증도 이상의 통증을 동반하는 희귀질환과 암질환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통증 관리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마약성 진통제의 대체제가 등장한다면, 항암 신약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