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 등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제2위 교역·제3위 투자동반자인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적인 실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필리핀 FTA 협정문 및 경제·기술 협력을 위한 이행약정 서명식에 참석했다.
양국의 FTA 협상은 2019년 시작해 2021년 10월 원칙적으로 타결됐고, 이후 추가 협상을 거쳐 이날 정식 서명 단계에 이르렀다. 양국 의회 비준·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최종 발효하게 된다.
이번 FTA를 통해 필리핀은 전체 품목 중 96.5%를, 우리나라는 94.8%의 관세를 각각 철폐한다. 기존 관세율 5%인 한국산 자동차는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기존 관세율이 최대 30%인 자동차 부품과 5%인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도 5년 내 관세가 없어진다.
우리 측 민감 품목인 농수임산물은 기존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범위 내에서 양허해 기존 개방 수준을 유지한다. 필리핀 관심 품목인 바나나(30%)는 5년 관세 철폐로 개방하되, 수입이 급증하지 않도록 농산물 세이프가드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해 그간의 양국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양국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파트너십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9명과 인도네시아 경제계 인사 40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선 핵심광물, 원전, 신도시 건설, 보건, 전력 등의 분야에서 16건의 양해각서(MOU) 또는 계약이 성사됐다. 특히 한국의 원전수출산업협회와 인도네시아의 원자력협회는 '원자력 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포함한 원전 정보의 교류, 인력양성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 "모든 유엔 회원국은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지만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