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전셋값이 반등세를 보이며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점차 사그라지는 가운데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 내에서도 역전세에 대한 온도 차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년 전 맺은 전세 계약 만기가 돌아오면서 서초구 집주인들은 갱신 계약 시 평균 1억원 이상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입주장 영향으로 감액 계약이 늘어나 돌려주는 액수도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해 부담이 더욱 커졌다. 반면 강남구 집주인들은 전세 갱신 계약 시 돌려주는 금액이 지난달 대폭 줄어들면서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초구 집주인들은 전세 갱신 계약 시 세입자들에게 평균 1억4250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7월(1억681만원)보다 한 달 새 3500만원 이상 많아진 것이다. 서초구는 전세 갱신 계약 시 보증금 감액 규모가 1월 평균 271만원 수준이었으나 3월 6936만원으로 급증하더니 7월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3000가구 대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로 인해 전세 물량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보증금을 낮춰 갱신 계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구는 지난 3월 이후 전세 갱신 계약 시 보증금 감액 수준이 평균 4000만~6000만원을 오가고 있다. 8월에는 4989만원으로 전달(3966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증가했다.
반면 강남구는 8월 갱신 시 감액 수준이 평균 5628만원으로 7월(8334만원)과 비교하면 2706만원 줄었다. 강남구 집주인들은 올해 1월만 해도 전세 계약 갱신 시 세입자에게 평균 1617만원을 돌려주면 됐지만 4~7월에는 7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늘었다.
서초·송파·강남 지역 지난달 전세 갱신 시 감액 규모는 서울시 전체 평균(3903만원)보다 높아 역전세 우려도 여전하다. 프롭테크 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 기준 직전 3개월간 서초구 역전세 거래는 501건이었으나 이날 기준(6월 5일~9월 4일)으로는 551건으로 늘었다. 강남구도 같은 기간 200건 이상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 기준 3개월간 역전세 거래가 683건에 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역전세난은 2년 전과 비교한 기준으로 따지고, 전셋값은 전달이나 전주 대비인 만큼 전셋값이 지금 오르는 추세라고 해도 당장 역전세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전셋값이 워낙 급락해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 사이를 전셋값 고점 기간으로 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역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