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까지 한 달이나 남았지만 서민들은 벌써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뛰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기름값까지 오르면서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이달 말 받아들 8월 전기요금 고지서도 공포감을 더한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요금 폭탄' 고지서가 날아들 가능성이 높다.
거침없는 밥상 물가...휘발유·경윳값도 8주 연속 동반 상승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배추와 양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645원과 4918원으로 한 달 전보다 각각 23%, 27% 올랐다. 무 1개 가격은 2587원으로 10% 상승했다.
과일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참외 10개 가격은 2만7507원으로 34% 올랐고, 복숭아(백도) 10개 가격도 3만629원으로 39% 급등했다. 올여름 폭염과 장마, 태풍 등 날씨 변동성이 커진 탓에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은 영향이다.
지난 6월 배럴당 70달러 중반대였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80달러 중반대까지 올랐다. 불과 두 달 만에 배럴당 10달러 넘게 뛰면서 석유류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8월 소비자물가 지표'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물가는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바구니 물가와 기름값이 뛰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8월 전기 사용량 '여름 최고치'...커지는 요금 폭탄 우려
여기에 8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 시간이 다가오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력거래소에서 이뤄진 전기 거래량은 5만1000여GWh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전력거래소의 월간 전기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건 8월이 처음이다. 역대급 폭염으로 상업 시설과 가정의 냉방용 전기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4인 가구가 한 달에 427kWh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해 8월에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올해는 이보다 20.8% 오른 8만530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만일 무더위에 전기 사용량이 더 많아져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면 이달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73.4% 급증한 11만5640원으로 뛴다. 30% 늘었다면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13만1340원이 부과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