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보험업계가 설립하거나 인수한 해외 법인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SGI서울보증보험과 한화생명이 각각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시장에 신규 진출했지만 설립 초기 일회성 비용 탓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한화생명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는 기존 시장 성장세를 견지하며 최근 3억원의 반기순이익을 올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의 UAE 두바이 법인(MENA, Middle and East North Africa)은 지난해 1억677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권은 UAE법인의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적자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는 72개국 4000여개 회사가 입주해 영업 중인 세계적인 금융 자유무역지대"라며 "현재 중동지역 재보험 계약 심사지원(현지조사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이며, 재보험 경험과 역량 축적 후 중장기적으로 재보험 중개사업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5월 미국에 설립한 부동산 투자 자회사 'DP Real Estate America LLC'도 적자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21억6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6억1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권은 한화생명 미국법인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내다보고 있다. 미국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현지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걷고 있고, 오피스 등에 공실률도 비례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2019년 12월 말 13.4%에서 2023년 6월 말 20.6%까지 상승했다.
반면 한화생명이 올해 3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리포(Lippo) 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3억5100만원의 반기순이익을 내며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1963년 설립된 리포 손보사는 인도네시아 77개 손보사 중 14위, 특히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2위인 보험사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한 ‘자동차보험 비의무 국가’로, 현재 정부 주도하에 자동차보험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DB손해보험도 올해 VNI, BSH사 등 베트남 손보사 2곳과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VNI, BSH사의 경우 인수 계약만 체결된 상태며, 양 금융당국의 승인 인가가 아직 나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두 회사 모두 순익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여, 인수 후에도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