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3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율을 부적절하게 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2008년부터 매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00여곳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이런 등급이 높을수록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반면 ‘D’·'E’ 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되고, 오히려 기관 차원에서 경영 개선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임원은 경고를 받거나 해임된다.
그런데 감사원이 확인해 보니 경영평가단 구성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은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으면서도 평가위원으로 위촉돼 점수를 매겼다. 평가 주관 부처인 기재부는 이들이 돈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대다수를 평가위원으로 다시 위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평가 위원들이 일부 항목에 대한 점수를 잘못 매긴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여러 기관들 간의 종합 순위를 유지시키기 위해 다른 항목 점수를 깎는 등 적절하지 못한 평가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회계를 조작하고 평가 담당자를 속인 공공기관도 적발됐다. 이 기관 임직원들은 이런 조작을 통해 원래 점수대로라면 한 푼도 받지 못했어야 할 성과급 78억여원을 챙겼다. 이렇게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부당하게 타낸 성과급의 원천은 국민들이 낸 세금과 공공요금이다.
감사원은 감사 기간 중 한국서부발전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 경영평가위원 등의 숙박비를 대납하는 등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항을 확인해 별도 조사 후 지난해 8월 교육부에 관련자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