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채무 '도덕적 헤이' 심각…빌린 돈 안 갚고 정부 손 빌린다

20대 청년들의 채무 불이행이 심각하다는 통계가 나왔다. 각종 채무 연체율이 상승 중인 가운데 개인워크아웃으로 원금을 감면받은 규모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층의 부채 문제와 상환 능력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이하 개인워크아웃 원금 감면 확정자 수는 4654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상반기(2273명)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최근 6년간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 4019명에서 2022년 상반기 3509명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원금 감면 채무액 규모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20대 개인워크아웃 원금 감면 확정 채무액은 410억1300만원으로 2018년 상반기(119억8300만원)와 비교해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1인당 평균 감면 채무액(추정치) 역시 2018년 상반기 53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880만원으로 67.2% 늘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워크아웃은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채무자를 대상으로 연체이자와 원금(최대 90%까지)을 감면해주는 신용회복제도다. 개인워크아웃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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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많이 사용하는 후불결제서비스(BNPL) 연체율(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도 6월 말 기준 5.8%로 1분기 만에 1.4%포인트나 상승했다. 20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 2분기 기준 0.44%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100만원 이하 소액생계비 대출 역시 4명 중 1명은 이자를 제때 내지 않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만 19세 포함)의 소액생계비 이자 미납률은 지난 4일 기준 24.5%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미납률(14.1%) 대비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월 몇천 원인 이자조차도 미납하는 청년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소액생계비 평균 대출 실행액인 61만원을 대입한 첫 달 이자는 8000원(연 15.9%)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물살을 탄 ‘구인난’과 연결하는 시각이 있다. 직업이 없는 가운데 고금리에 생활비 부담까지 커져 납부 포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20대의 '무계획 대출' 성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다. 일례로 생계비대출은 하위 20% 이하 저소득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령대와 무관하게 모두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다.
 
20대의 부족한 금융 지식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20대의 금융 이해도는 65.8점으로 평균치를 하회했다. 특히 평균 학력별로 고졸 미만(59.3점)과 대졸 이상(68.7점)은 큰 격차를 보였다.
 
이를 방지하려면 적절한 금융·신용 교육은 물론 제도적 방지책 등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봤다. 최 의원은 “청년층의 은행권 연체율 증가,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미납률 증가, BNPL 연체율 증가 등 각종 위기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부채 문제와 상환 능력 제고에 대한 깊이 있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