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뇌파계, 한의사도 사용 가능"...대법, 10년 만에 결론

2023-08-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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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의사도 현대 의료기기인 '뇌파계'를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0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오전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한의사 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서울 서초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뇌파계를 사용,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하고 한약으로 치료한다고 일간지에 광고했다. 2012년 A씨는 복지부로부터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뇌파계는 뇌파를 검출해 뇌종양이나 간질 등을 진단하는 데 쓰이는 의료기기로, 현행 의료법 제2조 제3항에는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듬해 A씨는 복지부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뇌파계 사용이 한의사 면허 범위 외 의료 행위인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뇌파계를 이용한 파킨슨병·치매 진단은 의료법상 허가된 '한방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뇌파계가 인체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1심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용도·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와 접목된 의료기기는 (한의학에도)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뇌파계 사용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면허정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뇌파계의 사용에 특별한 임상경력이 요구되지 않고 그 위해도도 높지 않으며 그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보건복지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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