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공공재개발을 진행 중인 동대문구 신설 1구역 시공사 경쟁입찰이 또다시 유찰됐다. 지난 4월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포스코이앤씨, DL건설, 호반건설, 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다수 참여해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보였으나, 낮은 공사비에 다수의 건설사들이 발을 빼면서 두 차례에 걸친 경쟁 입찰엔 두산건설만 단독 입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설1구역은 오는 12일 주민전체회의를 열어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설 1구역 공공재개발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92-5번지 일대 1만1204㎡ 부지에 용적률 299.5%를 적용해 최고 25층, 299가구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공재개발은 정비구역 내에서 공공시행자가 공공성 요건(임대주택 공급 확대)을 준수하며 용적률·기부채납 완화 등 공적특례를 제공해 추진하는 정비사업이다.
신설 1구역의 경우 지난 2008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사업이 더뎠지만, 공공재개발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지난 2021년 7월 LH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바 있다.
해당 단지는 1호선과 2호선,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신설동역을 도보권에 둔 초역세권으로 사업설명회 당시 대형 건설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공공재개발 특성상 공사비가 낮은 데다, 여타 공공재개발 구역과도 차이가 있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신설1구역 3.3㎡당 공사비는 700만원 수준인데 비해 삼성물산이 지난해 10월 수주한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의 3.3㎡당 공사비는 770만 원, 현대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이 손잡고 지난해 8월 수주한 용두1-6구역 공공재개발사업 3.3㎡ 공사비는 922만원에 이른다.
이에 공사비 인상 등 사업조건을 변경해 여러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 있었으나 공사비 변경 없이 경쟁입찰이 진행됐다.
전경욱 신설 1구역 공공재개발 주민대표위원장은 "1차 유찰 이후 공사비 등을 인상한 후 조건 변경해 다시 입찰공고를 낼 지에 대한 주민 전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결과적으로 조건 변경 없이 다시 공고를 냈고 다른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아도 두산건설을 선택하겠다는 주민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지난 6개월 동안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했고 두 차례의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시공사로 확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