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전문가 진단] 韓·中 '맞불' 외교전..."서로 자극 말고 대화하라"

2023-06-1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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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미‧일 중심 가치외교'와 중국 '전랑외교' 정면충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최근 강성 발언을 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招致)하자 중국 정부도 11일 정재호 주중 한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며 '맞불'을 놨다. 윤석열 정부의 미‧일 중심 '가치외교'와 중국의 '전랑외교(戰狼外交)'가 거세게 충돌한 것이다.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기념했던 양국 관계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강준영‧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이날 본지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싱 대사의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 등의 문제성 발언이 중국 정부의 '작심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위성락 전 대사는 "외교사절이 주재국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흔치 않지만, 사실 이게 중국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미‧중간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미국과 일본 중심 외교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을 여과없이 밝혔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대한 양국의 오래된 시각차부터 시작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반도체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흔들리는 양국 관계 복원 해법은 무엇일까. 결국 '상호 절제'와 '대화 복원'이다. 양국이 한국 내 '반중정서'와 중국 내 '반한정서'를 자극하는 행동을 최대한 절제하고, 다양한 단계에서 꾸준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황재호 교수는 "불필요한 자극적인 발언만 하지 않으면 현 상태는 유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노골적으로 어느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닌 중재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강준영 교수는 "미‧중 갈등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서도 "정부는 적어도 한국이 (미국의) 중국 압박 일선에 있지 않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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