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판례+실무, 신용협동조합의 모든 것을 담았다"

2023-04-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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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원 지낸 서강대 이상복 교수, 신용협동조합법 해설서 펴내

이상복 교수 [사진=남궁진웅 기자]

국내 유일무이한 금융법의 ‘대가(大家)’가 특정 금융업종을 잇따라 톺아 보는 시리즈, ‘전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엔 은행인 듯, 은행 아닌 사실상의 금융사인 신용협동조합(신협)이 그 대상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사법고시(사법연수원 28기)를 통과한 뒤 ‘법조타운’이 아닌 ‘공공금융’을 일터로 삼은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3일 ‘신용협동조합법’(박영사)을 내놨다.
 
◆서민·중산층의 ‘평생 어부바’ 신협은 비영리법인
우리 주변 곳곳에 신협이 있다. 각종 기업은 물론 교회, 사찰 등 신도들도 신협을 만든다. 심지어 금융사에도 신협이 있다. 은행원들이 조합을 만들어 돈을 맡기고 대출을 받는다.
 
‘평생 어부바’라는 기치를 내세우는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신협은 2021년 기준 656만 조합원, 873개 조합, 1680개 점포수의 영업점 네트워크를 통해 조합원과 지역민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근거인 신용협동조합법의 첫 머리인 1·2조는 아래와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공동유대(共同紐帶)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협동조직의 건전한 육성을 통하여 그 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지역주민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신용협동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이란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2.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이하 “중앙회”라 한다)란 조합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신협중앙회는 “문턱 높은 일반 금융기관의 금융혜택에서 소외된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지위향상에 기여해왔음은 물론 서민·중산층의 따뜻한 이웃으로 서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고 밝힌다.
 
직원 횡령 등 각종 불미스러운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신협의 모든 금융상품은 아래 조항에 맞춰 안전하게 보호된다.
 
제80조의2(신용협동조합 예금자보호기금의 설치 등) ① 중앙회는 조합의 조합원(제40조에 따른 비조합원을 포함하며, 이하 이 절에서 “조합원 등”이라 한다)이 납입한 예탁금 및 적금과 중앙회의 자기앞수표를 결제하기 위한 별단예금(別段預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하 “예탁금 등”이라 한다)의 환급을 보장하고 조합의 건전한 육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중앙회에 신용협동조합 예금자보호기금(이하 “기금”이라 한다)을 설치·운영한다.
 
위 조항을 근거로 신협중앙회는 조합원의 예금지급을 보장한다. 신협의 영업정지로 인해 조합원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도 조합원의 예금에 이자를 포함해서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법+판례+실무, 신용협동조합의 모든 것을 담아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신용협동조합법의 모든 것을 정한 신용협동조합에 관해 다뤘다. ▷제1편에서는 신용협동조합법의 목적과 성격, 신용협동조합법 관련 법규, 신용협동조합 예탁금에 대한 과세특례 등 ▷제2편 조합에서는 설립, 신용사업 등 주요업무, 영업구역, 진입규제, 조합원, 출자금, 지배구조, 사업, 건전성 규제 등 ▷제3편 중앙회에서는 주요업무, 회원, 출자금, 지배구조, 사업 등을 ▷제4편에서는 감독, 검사 및 제재 등을 다뤘다.
 
이 책은 법만 나열하고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법조문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법률뿐만 아니라 시행령, 시행규칙,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상호금융업감독업무시행세칙상의 주요 내용을 반영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금융관련 도서에 평면적으로 담긴 이론을 생생하게 실제로 드러났던 법원의 판례도 반영했다. 대법원 판례뿐만 아니라 1·2심 판례도 반영했다.
 
실무적인 부분도 꼼꼼히 파헤쳤다. 실무에서 많이 이용되는 신용협동조합 표준정관과 신용협동조합표준업무방법서, 신용협동조합중앙회정관, 수신업무방법서와 여신업무방법서, 신용협동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 등의 주요 내용을 담았다. 또한 검사 및 제재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 고시인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도 넣었다.
 

[사진=박영사]

◆“코로나19 시기, 미친 듯이 썼다”
금융은 쉽지 않다. 법은 까다롭다.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합치면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금융과 법, 서로 다른 분야의 교집합인 금융법에 30년 넘게 천착하고 있는 '금융전문 법학자'인 이상복 교수는 최근 몇 년 대작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연구 성과, 금융 정책 경험을 1차 집대성하는 차원이다.
 
2020년 10월 금융법 전반 총론에 해당하는 '금융법 강의 1: 금융행정', '금융법강의 2: 금융상품', '금융법강의 3: 금융기관', '금융법강의 4: 금융시장'을 출간했다.
 
위 4권, 개론을 마치고 곧바로 ‘각론’으로 들어갔다. 2021년 3월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자본시장법'을 펴냈고, 같은 해 5~6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상호저축은행법', '외국환거래법', '외부감사법'을 내놨다.
 
올해 들어서는 1월 '금융법 입문: 금융은 법이다', 2월에는 '경제학 입문: 돈의 작동원리: 역서'를 발간했다.
 
기자와 만난 이 교수는 "2011년부터 정리하기 시작한 금융법 원고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시기 동안 지난 수십년간 공부하고 가르친 내용, 금융당국도 잘 모르는 금융법을 총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해 미친 듯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 쓸 책도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교수는 앞으로 각론을 더 이어갈 예정이다. '농업협동조합법', '수산업협동조합법', '산림조합법', '새마을금고법' 출간을 준비 중이며, 5개 협동조합법의 주요 내용을 비교 분석한 '상호금융업법'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사진=이상복 교수]

◆이상복 교수가 걸어온 길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전문분야 법학연구과정(금융거래법)을 이수했다. 사법연수원 28기로 변호사 일을 하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방문학자,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를 거쳐 서강대학교에 자리 잡았다. 서강대학교 금융법센터장, 서강대학교 법학부 학장 및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역임하고,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정책 심의위원, 관세청 정부업무 자체평가위원, 한국공항공사 비상임이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위에 열거한 책 외 '기업공시'(2012), '내부자거래'(2010), '헤지펀드와 프라임 브로커: 역서'(2009), '기업범죄와 내부통제'(2005), '증권범죄와 집단소송'(2004), '증권집단소송론'(2004) 등이 있다. 또 법철학에 관심을 갖고 쓴 '행복을 지키는 法'(2017), '자유·평등·정의'(2013)가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와 책임에 관한 미국의 논의와 법적 시사점’(2017), ‘외국의 공매도규제와 법적시사점’(2009), ‘기업지배구조와 기관투자자의 역할’(2008) 등이 있다.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장편소설 '우리는 다시 강에서 만난다'(2021), '모래무지와 두우쟁이'(2005)와 에세이 '방황도 힘이 된다'(2014)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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