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 10여 곳이 킥스 경과조치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지난달 말까지 경과조치 신청을 받았으며, 이는 전 보험권(생명보험사 20곳·손해보험사 19곳) 중 25%에 해당한다.
경과조치는 킥스 수치가 안정적인 수준에 이를때까지 신규위험액 등의 측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조치다.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 RBC 제도보다 킥스 기준 비율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그간 '킥스 계량역량평가서'를 주기적으로 당국에 제출했는데 일부 업체들은 RBC에서 킥스 비율로 전환 시 기준치인 100%와 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회사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량영향평가는 킥스 도입에 따른 전환 비율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평가다.
킥스 산출 방법은 기존 RBC와 마찬가지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다시 말해 보험사에 내재된 리스크(요구자본)를 측정해 이에 상응하는 자본(가용자본)을 보유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킥스 비율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에 RBC 대비 새로운 위험이 추가돼 각 보험사별 상황에 따라 하향 조정되는 업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험권에서는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해지·사업비는 물론 고령화·대재해 등 최근 환경 변화로 중요성이 증대된 리스크가 추가됐다.
지난해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자 채권 가격이 떨어지며 보험권 RBC 비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보험업계 CEO들과 간담회하는 자리에서 안정적 보험금 지급 여건을 갖춰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원장은 당시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되면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 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 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과조치 신청 업체 중 비교적 자금력이 뛰어난 대형사까지 포함되면 보험권에 대한 재무건전성 이슈가 또다시 대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