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직장인 월급이 전년 동월 대비 4.5% 인상됐지만, 소비자 물가지수가 5% 올라 실질임금은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상용근로자 평균 월급은 세전 358만5000원으로 전년(2021년) 동월 343만원보다 4.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이 수치를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IT 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30대 직장인 석모씨는 “지난해 임금이 약 2.7% 올랐다"며 "치솟은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밥값 등 필수적인 데에만 돈을 쓰는데도 월급 전날엔 통장이 빈다”고 밝혔다.
40대 직장인 정모씨도 실질적으로 쪼그라든 월급에 소비를 줄였다. 그는 “마트는 한번 가면 물건을 많이 사게 돼 가는 횟수를 줄이고 대신 집 앞 식자재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고 있다”며 “물가 인상으로 생활비 지출이 많이 늘어 임금에 따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단 11월 한 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1~11월 누계한 월평균 실질임금 상승은 0%다. 직전 5개년(2017~2021) 같은 기간 누계 실질임금이 2017년 1.4%, 2018년 3.7%, 2019년 3.2% 등 꾸준히 상승해 온 것과 대비된다.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12월도 물가상승률이 5%로 이어지고 있고 1~11월 누계 실질임금도 0%여서 12월 한 달만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1% 미만 선에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시장 채용 상황은 2021년보다 개선됐다. 지난달 2022년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9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1855만명)보다 42만7000명(2.3%)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과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순으로 각각 9만3000(8.8%)명, 7만5000명(3.5%) 증가했다.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6만1000명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24만7000명(1.6%) 늘었고, 일용직이 21만1000명(11.7%) 증가했다. 학원 학습지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포함된 기타 종사자는 3만1000명(2.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