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와 관련,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전장연과 만나기는 하겠으나 조건을 둔 만남에는 난색을 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장애인 관련 단체장 9명을 만나 신년인사를 한 자리에서 "전체 장애인 권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전장연을 만나기는 하겠으나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전장연의 시위에 동의할 수 없다.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치국 서울시교통자장애인협회장은 "장애인들이 전장연의 집회에 강압적으로 불려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 협회장을 비롯해 조형석 서울시각장애인협회장, 허정훈 서울시농아인협회장, 김수정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대표, 허곤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장, 김의종 서울시척수장애인협회장, 전 서울시교통장애인협회장, 변용찬 장애인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박마루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이 참석했다.
장애인 단체장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복지콜 차량 증차와 증원 △농아인이 직접 제작하는 농아인미디어센터 설치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적응교육과 직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비 증액 지원 △서울시내 거주서비스 확충 및 거주시설 개선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 및 재활을 위한 예산 투입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오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오는 19일까지 지하철 탑승 없이 승강장 시위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수락하자, 전장연은 공개방송에서 면담하자고 요구했다. 이후 오 시장이 "만남에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 대화의 기회를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