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간호사 채용 '외모 평가' 논란에 "나도 겪었다" 속출

2022-12-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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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전형 평가 중 외모 관련 메모 작성

간호사 지원자 수백명 같은 경험 토로

"마스크 벗고 한 바퀴 돌아보라" 경우도

[사진=JTBC 보도 화면 캡처]

대형병원에서 간호사를 뽑으면서 '외모'를 평가 항목에 포함시킨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은 신규 간호사 채용 시 서류전형 평가 내역 비고란에 지원자들의 외모 관련 평가를 적었다. 해당 내용이 작성된 지원자 중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0여명은 전원 탈락했다.

보도가 나간 후 온라인상에서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간호사 지원자 수백명의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도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게재되자 한 누리꾼은 "내 친구는 '간판도, 학벌도 내세울 거 없었는데 외모 때문에 뽑혔다'는 소리를 병원에서 대놓고 들었다"고 공감을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다른 병원들도 적어두지만 않았을 뿐 외모와 인상에 대해 많이 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간호사 지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는 "이번에 면접 봤는데 선호하는 OO상이 있는 것을 체감했다. 또 어느 병원이든 면접 때 스마일 타임(웃는 모습 확인)은 꼭 있더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어 "얼굴을 얼마나 보겠다는 건지 애초에 마스크 오프(해제)로 면접 시작하는 데도 있었다. 옛날엔 임원 면접에서 일어서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보라는 데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면접에서 쌍까풀 수술을 하면 괜찮겠다고 들었다", "간호학과 교수가 취업 준비 기간 성형을 권유했다", "간호사로 일할 때 립스틱 안 바른다고 눈치 받았다" 등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논란이 번지자 병원 측 입장을 두둔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병원에 재직 중인 B씨는 "채용하는 부서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는 게 병원에서 일하는데 환자들 컴플레인으로 '직원들 표정이 너무 어둡다', 인상이 강한 직원들은 '표정이 싸가지 없다', '살쪄서 보기 싫다'는 등 글이 엄청나게 올라온다. 접수하는 직원들에게는 '접수처가 병원의 얼굴인데 화장도 안하고 관리도 안 했더라. 서비스직의 기본이 안 돼 있다' 등의 내용이 많다"고 소개했다.  

누리꾼 C씨는 "간호사 등 직업은 왜 이렇게 다들 준수하면서도 화장이 심할까 생각했는데 예쁘지 않으면 채용도 안 됐던 거구나"라며 개탄했다. 

간호사의 외모와 관련된 논란은 지속적으로 불거져 왔다. 대형 병원 복장 규정에 '민낯은 안 돼요'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거나 소위 '빅 5'라 불리는 주요 병원마다 고양이상, 아나운서상 등 채용에 유리한 인상이 있다는 풍문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이 절대 다수인 직업군이라 불필요하게 외모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직격탄을 맞은 부천성모병원 측은 "채용 당시 인상 평가 등 문제를 발견해 바로 시정 조치했고, 다른 요소도 고려한 것이지 인상 평가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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