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거둔 36년 만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긴급 대통령령을 내려 국가대표팀이 귀국 일자 20일(현지시각)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온 나라가 국가 대표팀을 위한 깊은 기쁨을 표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은 정오부터 에쎄이사 국제공항 근처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축구협회(AFA) 훈련장에서 수도 중심에 위치한 오벨리스크까지 우승컵을 들고 캐러밴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캐러밴 퍼레이드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응원에 화답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팀의 퍼레이드 계획이 전해지자 19일 저녁부터 오벨리스크에서 밤샘 대기를 작정한 시민들로 많은 인파가 시내에 몰린 상황이다. 다수의 현지 TV 채널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는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열광하고 있는지 가서 보고 싶다"며 "나는 그들이 나를 기다리길 원한다. 돌아가서 그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싶어 못 견디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당시 대통령궁 앞에 위치한 5월25일 광장에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몰려든 가운데, 카사로사다(핑크하우스)라고 불리는 대통령궁에 초대된 바 있다.
당시 주장 디에고 마라도나는 라울 알폰신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우승컵을 치켜들고 광장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현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반대한다며 아직 대통령궁 방문에 긍정적인 확답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표팀이 대통령궁에 가게 되더라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비공식 인사를 나누고, 선수들만 발코니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할 수도 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전했다.
이와 함께 총 23개 주 가운데 4개 주는 연말 영업 차질 등을 이유로 공휴일 지정에 반대하고 있어 '반쪽짜리'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