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위한 1조 위안(약 187조원) 이상의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5년에 걸쳐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통해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부양 패키지는 대부분 반도체 제조 공장 또는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의 반도체 장비 구매를 보조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시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반도체 장비 구매 비용의 20%까지 지원해줄 예정이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금 우대도 해줄 전망이라고 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미·중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보도다. 중국 상무부는 11일 성명에서 "WTO 제소는 합법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본과 네덜란드도 12일 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재에 원칙적으로 동참하기로 하고 몇 주 내 관련 내용을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과 네덜란드가 기존의 수출 통제 조치를 확장하고 성문화해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이 이르면 몇 주 안에 관련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정부의 조치에는 14나노미터(nm) 공정 또는 더 발전된 공정의 반도체 생산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10월 도입한 대중국 반도체 규제 일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이 반도체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13일 화훙반도체와 SMIC의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각각 17.42% 9.65% 급등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