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사장 및 임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확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족쇄처럼 따라다니던 각종 소송과 제재 리스크들이 내년에는 수그러들 것으로 관측돼 신사업 기회 모색은 물론이고 충당금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조만간 전영묵 사장에 대한 연임 혹은 새 수장 추대를 골자로 한 사장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정기 임원 인사도 예정돼 있다. 통상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후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인사가 이뤄졌던 만큼, 올해에도 해당 루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이틀 뒤에 삼성생명 인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신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국 징계 확정 결과서를 수령한 지 1년이 넘어 신사업 채비를 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일각에서는 해당 제재 종료 시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이데이터는 분산된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통합 서비스 앱인 '모니모'를 운영 중인데, 그간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약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여타 금융 플랫폼의 경우 타사 고객 정보까지 한 곳에 모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삼성 통합 앱에선 삼성 금융 계열사 정보만 조회할 수 있다. 때문에 비금융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어 새 서비스를 구현해 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즉시연금보험(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단체로 제기한 미지급 소송 리스크도 최근 새 국면을 맞아 충당금 부담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즉시연금 미지급 2심 소송에서 기존 1심 판결을 뒤집고 가입자들을 상대로 승소했다. 그간 생명보험사와 가입자 간 즉시연금 1심 소송에서 대형사들의 패소가 잇따랐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부담액은 4300억원으로 보험사 중 가장 많아, 2심 패소 시 사실상 미지급액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존재해왔다.
즉시연금은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한꺼번에 내고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다음 달부터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만기 시 처음 냈던 보험료를 돌려준다. 생보사들은 만기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지급 연금에서 사업비 등 일정 금액을 떼고 지급해 왔는데, 이로 인해 가입자와의 소송전으로 번진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삼성생명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신사업 제한과 즉시연금 소송 이슈가 내년엔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 경영진의 다각적인 사업 확대 행보를 이어가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