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갑질 공방'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CJ제일제당이 쿠팡 경쟁 이커머스 기업들과 손잡고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전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반(反)쿠팡 전선을 구축해 맞불 작전을 펴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마켓과 위메프가 'CJ 단독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예년에는 없었던 행보다.
할인율은 최대 35%다. 햇반 흑미밥 36입, 햇반 잡곡밥 36입을 한정 판매하고 최저가에 도전한다. 겨울철 많이 찾는 ‘왕교자+호족반 만두’는 9000개 한정으로 평양만두(20g)을 증정하고 사골곰탕(18입)’과 ‘해찬들 고추장(2kg)’ 등도 할인가에 만나볼 수 있다.
깐풍기, 중화짬뽕 등 고메 중화요리는 15% 할인가에, ‘햇반솥반’ 은 8개 기획으로 초특가 한정 판매한다. 국탕류 신상품에는 여행용 보스턴백, 미역국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위메프 역시 이달 11일까지 'CJ 빅세일'을 마련했다. 행사에서는 햇반, 스팸, 비비고 만두 등 올해 가장 잘 팔린 히트 신상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11번가는 같은 기간 '2022 슈팅 럭키세일'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9일 'CJ제일제당 특가전'이 포함됐다. 최대 할인 폭은 47%다.
마켓컬리도 오는 8일부터 'CJ제일제당 특가전'을 열 계획이다. 햇반과 만두, 김치, 생선구이 등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예정. 할인 행사에 선보이는 상품은 마진율 갈등으로 지난달 쿠팡 로켓배송에서 발주가 중단된 상품들이 대다수다.
이처럼 CJ제일제당과 이커머스업체가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은 서로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CJ제일제당은 연말까지 쿠팡과 계약된 물량을 모두 털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커머스 입장에선 소비자 수요가 많은 햇반 등 CJ 인기 상품의 물량을 늘려 매출 증대란 반사이익을 보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햇반 등 CJ 관련 매출은 200억~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특히 햇반, 비비고 등 히트 브랜드는 온라인 식품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이 중 햇반은 즉석밥 시장에서 7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이 이커머스에 예전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할인전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햇반, 비비고 제품 등은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인기 상품으로 손꼽힌다"면서 "예전에는 물량을 더 받고 싶어도 받기 어려웠지만 이번 사태 이후 CJ제일제당이 물량은 물론 높은 할인혜택에 사은품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커머스업체들과 손을 잡고 쿠팡에 맞서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할인전 기획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이커머스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여는 행사에 불과하다. 아직 쿠팡과 계약된 물량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상품을 공급한 것뿐"이라고 말했다.